이승구 교수 “오늘도 직접계시 주어진다는 것은 정통신학 정면 배치”
박용규 교수 “요즘도 잘못된 종말론 난무…교리교육 강화 중요하다”


근래처럼 한국 교회가 이단 문제로 몸살을 앓은 적은 없는 듯하다. 과거에는 ‘새로운 이단의 발호’가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정통교회의 교단과 연합기관은 새로운 이단에 공동으로 대응하며 잘못된 신앙이 확산되지 않게 막았다. 지금은 이단들이 정통교회에 역습을 가하고, 정통교회는 이단 규정에 혼선을 빚고 있다.

“이단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 교회가 이단 문제에 너무 무질서하다. 누구보다 교수들이 나서는 것이 정확하고 공정하다고 판단했다.”

한국 교회가 이단을 규정할 때 뒤에서 연구작업을 했던 교수들이 전면에 나섰다. 한국기독교사연구소 한국성경신학회에 소속된 박용규(총신대) 이승구(합신대) 김성봉(대신총회신학연구원) 박사와 전 신천지교육장이었던 신현욱 소장이 11월 26일 신반포중앙교회(김성봉 목사)에서 한국 주요 이단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심포지엄을 열었다. ‘한국 교회 이단 사이비 운동비평 심포지엄1’은 요즘 한국에서 가장 폐해가 심각한 이단들과 주의해야 할 사상을 비판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였다.

   
  ▲ 이단 심포지엄 발표자로 나선 박용규 교수와 신현욱 소장 김성봉 목사 이승규 교수(왼쪽부터)가 한국 교회 이단 규정과 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심포지엄은 이승구 교수가 신사도운동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발제로 시작됐다. 이어 김성봉 목사가 논란이 되고 있는 <내가 본 천국과 지옥>이란 책에 대한 비판을, 신현욱 소장이 신천지의 실체와 대처방안을, 박용규 교수가 휴거설의 문제에 대해 발표를 했다.

이승구 교수와 박용규 교수가 진행한 강의의 핵심은 ‘특별계시는 성경으로 완성됐다. 더 이상 특별계시는 없으며, 특별계시를 주장하는 것은 이단’이라는 것이다.

이승구 교수가 비판한 신사도운동이 바로 이런 경우다. 이 교수는 신사도운동의 중요한 인물인 피터 와그너(Peter Wagner)와 마이크 비클(Mike Bickle) 역시 ‘선지자’의 계시에 따라 일을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하나님의 직통계시를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오늘날에도 하나님의 직접계시가 주어진다고 하는 것은 장로교 신학과 정통 신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는 이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님의 직접계시’라는 측면에서 ‘휴거설 또는 재림론’을 빼놓을 수 없다. 박용규 교수는 1992년 10월 다미선교회의 휴거 사건이 일어난지 2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한국 교회 안에 직통계시를 주장하고 신유 투시 예언이 난무하고 있으며 천국과 지옥을 직접 체험했다고 성도들을 유혹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더 문제는 당시 정통교회와 목회자 중에도 휴거설에 동조한 인물들이 상당수인데, 한국 교회는 이들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렇게 잘못된 종말론에 휩싸인 이들은 이후 기회가 되면 제2 제3의 휴거설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용규 교수는 휴거설이나 유사한 사상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리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른 계시관을 심어줘야 한다. 오늘날 직통계시는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할 필요도 없다. 계시를 빙자한 예언은 모두 사기극”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박 교수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이해와 성경적 구원관 교육이 중요하고, 신앙생활의 기준을 환상 계시 예언 등 신비적 체험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봉 목사는 예장합동 교단 원로 목회자이며 신학교수까지 역임한 신아무개 목사가 쓴 <내가 본 천국과 지옥>에 대해 비판했다. 김 목사는 저자가 머리말에 “나의 지식과 함께 기도 중에 내가 본 환상과 나의 상상력을 동원해서 이 글을 쓰기로 한 것”이란 말을 통해서 이 책이 픽션(상상)임을 짐작케 한다고 지적했다. 즉 소설로 취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이런 자세는 성경을 가르치는 교사가 가져야 할 기본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라며, “예장대신 신학위원회에서 조사를 하고 교단 차원에서 금지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현욱 소장은 신천지의 기본교리부터 조직현황, 신천지 핵심교리에 대한 반증, 신천지 포교전략, 대처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발표했다. 신 소장은 “이단의 문제는 결국 우리 자신에서 찾아야 한다. 복음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이 이해하고, 바른 교리교육으로 이단에 대해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단 규정 ·해제 너무 무질서”

정치적 목적으로 접근, 최소한 검증도 없어


한국 교회의 이단 사이비에 대해 심포지엄을 개최한 후 발제자들은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발제자들은 한목소리로 한국 교회가 이단을 규정하고 해제하는 것이 너무 무질서하다고 지적했다. 이단 문제를 정치적 목적으로 접근하고, 회심자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도 없다고 우려했다.

박용규 교수는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교단을 가입시키는 문제가 발생한 것에서 보듯, 한국 교회에 이단 문제가 무질서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교수들이 이단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됐고, 내년 봄 두 번째 이단 심포지엄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우리의 목적은 이단비판이 아니라 바른 신앙과 가르침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한국 교회에 이슈가 되는 이단들에 대해 심포지엄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단 문제와 관련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이단 회심자에 대한 검증 부족과 이단을 옹호하는 세력들이다. 신현욱 소장은 “최근 주목하고 있는 것은 ‘교단 세탁’이다. 이단으로 규정됐거나 의심받는 사람이 회심했다고 말하고 교단 이름을 바꿔서 정통교회인 것처럼 행동한다. 그를 교주처럼 떠받들던 그 교단의 목사들에 대해서는 검증도 없다. 이렇게 회심을 위장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구 교수는 이단 규정과 해제에 대해서도 주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단에 대한 규정과 해제는 전적으로 교단 차원에서 진행하고, 그 권한을 기독교연합기관에 맡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단을 규정하고 해제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정치가 개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연합기관에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기독신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