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어나는 자살사건

 요즘 몇 년 사이에 국내 자살자들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자살자들의 자살동기는 성적문 제, 가정불화, 자포자기, 생활비관 등이  대부분이지만, 청소년들의 경우 자신이 동경했던 스타의 자살을 추종하여 자신의 목숨을 끊 는 경우도 가끔 있다.

 

 누구에게나 살아가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리고  똑같은 문제를 놓고도 사람에 따라서 견딜 수 있 는  능력의 차이는 있게 마련이다. 또한  일생을 살면서 한번쯤은 자살의 충동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자살을 쉽게 선택하는 것 과 그러한 자살을 부추기는 문화에 관하여는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에는 자살을 금기시  했고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 아들였으나 요즘은 자살이라는 주제가 사람들의 입에 자연스럽게 오르내리고 그리 대수롭지 않은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 각성이 있는 것이다. 지난 시드니 올림픽 때는 결승전을 눈앞에 두고 실격패한 호주의 여자 경보선수 제인 새빌이 "권총 자살하고 싶 다."는 섬뜩한 말로 자신의 아쉬움을 표현했는데 매스컴은 이를 흥미 있는 기사거리로 보도하기도 했다.

 

 최근에 우리 나라에서 일어났던 자살에 관한 기사들을 살펴보면 전혀 자살할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자살한 경우도 있다. 방범 과 방범반장으로 재직해 오면서  공로상 등 표창도&nbsp11차례 받기도 한 현직 경찰 간부가 경찰서 내에서 총기를 이용 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는 평소 여자문제로 부인과 심한 가정불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살할 수 밖 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기에는 납득하기가 어렵다. 또한  '노인의 날'인 지난&nbsp10월&nbsp2일에는 자식들에 게 짐이 되기 싫다며 &nbsp80대 할머니가 투신 자살하였고,  구조조정의 불안감 때문에 공무원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 려 숨지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자살사건을 살펴보노라면 과연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는지에 관해 의구심을 갖 게 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러한  죽음을 부추기는 대중문화의 영향력에 대해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다.

 

 ▶ 인터넷상에 나타난 자살문화

 얼마 전 일본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자살하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고 극약까지 판매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다. 일본의 검색 사이트에 등록된 죽음에  관한 웹사이트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염세주의 적이며 은밀하게 운영된다.

 

 우리 나라의 경우 자살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자살과 관련된 경험과 생각, 자살을 생각하는 이유와 증상, 사이 버 유언장, 실연클럽,  자살 방지책, 우울증 점검코너,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휴식처, 자살 관련글 모음, 원귀, 잡귀에 관련 한 글들도 실려 있다. 그 중에는 자살하려는 사람의 심리를 옹호하는 아래와 같은 시도 눈에 띤다.

 

 그대/ 자살을 꿈꾸는 자의 고독을  아는가?/ 자살을 꿈꾸는 자의  절망을 아는가?/ 자살을 꿈꾸는 자의 쓸쓸한 외로움 을 아는가?/ 죽을 용기 있으면/  그 용기로 살아가라 하지만/ 그토록 모질게/ 그토록 냉정하게 살수 없는/  연약한 마음을 아는 가?/ 세상에 물들어/ 하나되고픈/ 간절한 바람/ 끝없는 노력/ 하지만/ 언제나 타인일 수밖에 없는/ 서글픈 심정을  아는가? / 누군가 만나 나를 알리고/ 나 살아 있음 외치고 싶지만/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고통을 표현하고 나누며 삶에의 의지로 승화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자살하는 것을 합리화하고 부추긴다면 우리는 이를 경계하고 멀리 해야 한다.

 

▶ 대중음악에 나타난 자살문화

얼터너티브 록 너바나(Nirvana, 불교의 '열반'의 영어표기)의 리더이자 보컬 겸 기타리스트였던 커트 코베인 (Kurt&nbspCobain)이 지난&nbsp1994년 스물 일곱의 나이에 권총자살했던 사건은 잘 알려진 사건이 다. 당시 그의 혈액에서 다량의 헤로인이 검출되었고 그의 죽음을 상심해하던 호주에 사는&nbsp16살의 소녀가 자살하기 도 하였다.&nbsp6년이 지난 지금도 너바나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그의 노래와 그의 죽음에 괸한 자세한 일지를 인터넷상 에 올려놓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우를 찾아 볼 수 있다. 몇  년 전 가수 서지원이 자살하자 그의 팬이었던 학생이 뒤따 라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서지원의 죽음을 아쉬워하는 팬들의 글이 아직도 인터넷상에 올라와 있는 것은 물론이다.

 

 비록 실제로 자살은 하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자살을 미화하고 있는 경우가 뮤직비디오에서 종종 발견된다. 예를들면 가수 조 성모씨를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했던 [투헤븐]뮤직비디오의 내용은 폭력배들에 의해 죽은 애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동차를 전 속 질주하여 자살을 감행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한 뮤직비디오가 사랑에  대한 그릇된 환상을 심어주는 것도 문제지만, 그러 한 사랑을 빙자하여 자살을 미화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은 더욱 심각한 정보가 아닐수 없다. 그밖에도 죽음을 소재로  한 뮤직 비디오는 얼마든지 찾아 볼수 있다.

 

 특히 록음악은 폭력, 섹스, 자살, 마약을  권장하는 듯한 메시지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외국 곡의 사례로 카펜터즈 의&nbspYesterday&nbspOnce&nbspMore, 올리비아 뉴턴 존 의&nbspPhysical, 사이먼과 가펑클 의&nbspBridge&nbspOver&nbspTroubled&nbspWater, 이글즈 의&nbspTake&nbspIt&nbspEasy, 마이클 잭슨의&nbspBeat&nbspIt, 등을 들을 수 있다.

 

 이처럼 대중매체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죽음문화 혹은 자살문화는 많은 사람들의 잠재의식 가운데 영향을 미쳐 죽음을 쉽게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 영화속에 나타난 자살문화

 영화 델마와 루이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제8요일, 여고괴담, 박하사탕,  매그놀리아, 공동경비구역(JSA)등 많은 영 화들이 자살을  '주제'로 삼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자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들 영화중 어떤 작품들은 자살행위에 나름대 로 진지하게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나 그렇다고 자살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

 

 특히 귀신 혹은 환생 등을 소재로 삼고 있는 영화나 뉴에이지적 영화는 '죽음'을 다음 생애로 이어지는 반복과정으로 본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죽음에  관한 이러한 견해는 성경적인 관점과는 분명히 다를뿐 아니라 '자살'하는 것에 대해 도덕젓 책임 을 묻지  않음으로써 자살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즉 죽음에 대한 불교나 힌두교 혹은 뉴에이지적 견해는 자살행위에 대해 종교 적인 타당성을  부여하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다.  실제로 몇 년전 환생론에 빠진 어느 대학생이  한강대교에서 자살한 사건을 비롯 하여,  현실에서 못다 이룬 사랑을 다음 생애에서 이룰 것을 기약하며 자살하는 사건을 종종 접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가 어느 매체보다도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영화를 통해 생명을 경시하게 되는 풍조를 경계해야 한다.

 

 ▶생명문화를 부추기는 기독교 문화

 우리 크리스천들은 자살을 부추기는 세속문화에 대해 기독교 세계관의 관점을 가지고 &nbsp3단계로 대처해야 한 다. 첫 번째 단계는 자살문화에  대해 분별하고 경고하는 것이다.(Watcher로서). 자살을 상업적인 소재로 삼거나 인본주의 적 관점에서 합리화하거나 종교적인 타당성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살문화를 비판 하고 경고하는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두 번째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참된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소개 (Guider로서)해 야 한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죄로 인해 죽음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을 영적인 안목으로 통찰하고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리 고 성경적인 진리로 

잘 무장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더 나아가 세 번째 단계인 생명문화를 창출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Producer로 서). 참된 생명은 참된 문화를 낳기 마련이다. 기독교 문화는 생명문화이다.우리는 죽음문화, 자살문화를 삼키는 (고후5:4)부활 의  생명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해야 한다. 

 
                        이경희/목사로서 낮은울타리문화사역본부 책임간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