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와 구원론 중심의 
알곡과 가라지 비유 해석
(마 13:24-30, 36-43)



1. 들어가는 말

마태복음 13장에는 천국에 대한 일곱 가지 비유 곧 씨뿌리는 비유(1-23절), 알곡과 가라지 비유(24-30절), 겨자씨 한 알 비유, 누룩의 비유, 밭에 감추인 보화, 진주를 구하는 장사, 그물의 비유 등이 나온다. 이 비유들은 모두 그 주제가 천국 곧 하나님 나라이다. 따라서 주님이 말씀하신 이 비유 속에는 반드시 천국에 관계된 어떤 진리나 진실이 숨어 있다는 전제하에 이해되지 않으면 안 된다. 
알곡과 가라지 비유를 해석할 때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이 비유도 성화론적으로 이해하여 알곡과 가라지를 그리스도인의 두 종류로 보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결코 가라지가 되지 않아야 하며 알곡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고 선포된다. 이렇게 선포되면 이 비유는 이미 천국 백성이 된 그리스도인들의 열매 맺는 삶을 강조하는 의미로 해석되어 구원 이후의 또 다른 열매를 요구하는 내용이 되고 만다.
그러나 알곡과 가라지 비유도 주님의 해석 아래서 보면(36-43절) 천국과 지옥 및 그리스도인과 사단의 백성(불신자)에 대한 비유로서 이 땅에 임하는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과 미래성을 함께 말하고 있다. 즉 어떤 사람이 이 땅에 알곡을 심었으나 악한 자들이 심은 가라지에 의해 알곡이 유혹과 괴롭힘을 받는 것처럼, 주님께서 이 땅에 천국 백성들을 심으셨으나 사단의 세력 아래 있는 악한 영들의 세력이 알곡인 천국 백성을 방해하고 괴롭히며 핍박할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이다. 복음서에 있는 대부분의 비유들은 그 비유 속에 등장하는 단어나 문자적 의미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비유의 내용이나 문자적 의미 보다는 그 비유 전체의 통일된 어떤 감추어진 비밀로서의 사상이나 의미가 핵심 내용이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백성들의 사십년 광야 생활 중 반석에서 물이 나온 사건도 하나의 비유와 예표로서 반석은 곧 그리스도였음을 보여준다(고전 10:4). 물이 없다고 원망하는 불신앙적인 이스라엘 백성들 대신에 반석이 깨뜨러져 물이 나와 오히려 죽어 마땅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먹고 살았듯이 이것은 하나의 모형이며 그림자로서 비유이다(출 17장). 즉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께서 죄인을 대신하여 십자가에 죽임을 당하심으로 그 사실을 믿는 모든 죄인들은 영생의 복을 누릴 것에 대한 비유이다(고전 10:4). 
여기서 반석 곧 바위 덩어리는 그리스도와 전혀 관계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반석 위에 서 계시는 주님(성육신 하시기 전의 하나님)은 모세가 내려치는 지팡이에 의해 반석과 함께 파괴되고(죽음) 그곳에서 물이 나와 불신앙을 드러내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살렸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인들 대신에 죄 값을 지불하시는 죽임을 당하셨으며 그 사실을 믿는 죄인들은 주님의 자녀로 다시 살아남을 가리키는 비유이다. 즉 이스라엘 백성을 대신하여 대신 깨뜨려진 반석의 모습은 죄인들을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우리 주님의 모습에 대한 앞선 그림자로서 그 사건을 비유라고 바울 사도는 해석했다. 알곡과 가라지 비유도 알곡과 가라지 라는 말에 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비유 전체의 내용과 의미 속에 담겨진 공통적인 주제인 하나님 나라 곧 천국을 보여준다.

2. 알곡과 가라지 비유의 주제

예수 그리스도의 천국 말씀 가운데 많은 경우가 비유이다. 말 그대로 비유란 어떤 감추어진 실체의 진리를 다른 것으로 바꾸어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의 비유를 해석할 때는 본래의 감추어진 진리를 복음서 전체의 사상과 주제 아래서 찾아야 한다. 복음서 전체는 구약에 그림자로 나타난 예수그리스도의 오심과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나라 및 구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하나님 나라는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이미 이 땅에 임한 하나님의 통치로서의 현재성과 주님의 재림으로 이루어질 미래적 요소로 아직 남아 있다. 따라서 알곡과 가라지 비유에서의 알곡은 주님이 심으신 것이며 천국 백성을 가리킨다. 가라지는 악한 영들이 심은 것으로서 천국 백성이 아닌 이 세대의 불신자들을 가리킨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과 메시야로 믿는 알곡들은 주님의 자녀요 하나님 나라의 알곡들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악한 자들은 가라지들로서 천국에 들어가지 못함을 지적한다. 알곡과 자라지 비유의 주제는 천국과 지옥 및 하나님 나라의 열매인 천국 백성과 그렇지 못한 불신자들과의 관계로서 알곡이 가라지로부터 방해를 받듯이 천국백성이 불신 세력으로부터 고난과 핍박을 받는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을 보여 준다.

3. 알곡과 가라지 비유의 해석

천국은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사람과 같다는 주님의 비유에 대해 제자들은 ‘밭의 가라지의 비유’ 라고 말하며 주님께 그 해석을 요구했다(마 13:24, 36). 이 비유를 해석하시는 주님의 말씀 속에는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과 가라지를 심는 사람, 좋은 씨와 가라지, 밭 및 추수군과 추수 때 등이 주요 내용으로 설명된다.
첫째, 이 비유의 핵심은 ‘천국은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사람과 같다’는 말씀 속에 담겨 있다(13:24). 여기서 좋은 씨는 천국의 아들들이며 밭은 세상이다(38절). 그리고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은 인자 곧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시다(37절). 이것은 비유이며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고 천국 백성이 되게 하셨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는 하나님의 자녀인 천국 백성이 되어 이 세상에서 거룩하고 구별된 생활을 실천하는 좋은 씨앗들로서 결국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거두시는 구원의 열매들(알곡)이다. 알곡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뿌린 좋은 씨 곧 천국 복음을 듣고 믿음으로 구원 얻는 하나님의 자녀를 가리킨다. 
둘째, 가라지는 악한 자의 아들들이며 가라지를 심은 자는 마귀 곧 사단과 악한 영들이다(38,39절). 즉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 천국 백성들이 믿음으로 결실할 때 악한 영 곧 마귀나 사단의 세력 아래 있는 불신자들이 그리스도를 방해하거나 천국 백성들을 넘어지게 하는 불법을 행하는 악한 자로 결실을 맺게 된다(41절). 가라지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자들로서 불법을 행하다가 풀무불 곧 지옥에 던져질 자들이다.
셋째, 추수 때는 세상 끝이며 추수군은 천사들이다. 세상 끝 곧 추수 때에 하나님께서는 천사들을 시켜 가라지인 사단의 자식들을 모아 풀무불(지옥)에 던질 것이다. 그 때에 가라지인 불법을 행한 자들과 천국 백성을 넘어지게 하던 자들은 이를 갈며 슬피 울게 될 것이다. 이것은 주님의 재림 때까지 가라지(불신자)로 남아 있다가 지옥(풀무불)으로 떨어질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최후 심판을 가리킨다.
넷째, 알곡과 가라지는 추수 때까지 같은 밭에 그대로 두어야 한다. 추수 때에 비로소 알곡과 가라지가 구분되듯이 심판 때 곧 주님의 재림 때 비로소 천국 백성과 악한 자들이 구분되어 영생의 축복과 영벌의 심판으로 분리되고 만다.
마지막으로, 알곡과 가라지가 같은 밭에 뿌려지고 함께 공존한다. 이것은 천국 백성인 신자(알곡)와 악한 영을 따라 사는 불신자(가라지)가 이 세상에 함께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알곡과 가라지는 비슷해서 추수 때에야 비로소 그 열매로 그들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주님의 재림 때 천사들이 가라지인 악한 자들을 거두어 풀무불에 던질 때까지 신자와 불신자는 비슷한 모습으로 함께 살아간다. 지금은 가라지를 뽑을 때가 아니듯이 아직은 심판의 때가 아니다. 

4. 나가는 말

알곡과 가라지 비유 또는 밭의 가라지 비유는 천국 곧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유이다. 따라서 알곡은 천국 백성 곧 하나님 나라의 자녀들이다. 또한 가라지는 악한 영들을 따라 사는 불신자들을 의미한다. 주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알곡을 심듯이 천국 백성들을 구원하시고 재림 때까지 이 세상 두실 것이다. 그러나 사단 및 마귀는 악한 영들과 함께 주님을 믿지 않는 가라지를 계속 이 땅에 심을 것이다. 결국 가라지는 불순종의 영의 세력 아래 있는 불신자들을 의미하며 알곡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천국 백성이 된 하나님의 자녀들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역사로 이 땅에서 이미 알곡이 되게 하신 그 사랑과 은혜를 기억하며 알곡처럼 살아야 한다. 가라지인 불신자들이 핍박과 시험을 통해 알곡을 넘어지게 하고 때론 불법을 행하며 공격해 온다 할지라도 주님 오실 때까지 잘 참고 견뎌내야 한다. 이것이 제자들이 말한 소위 ‘밭의 가라지 비유’의 의미이다. 또한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사람’처럼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님은 천국 백성을 이 세상에 심기 위해서(구원하기 위해서) 오신 메시야이심을 보여준다.
천국은 메시야의 오심으로 그를 믿는 자에게 임하는 하나님의 통치이다. 우리 스스로 알곡이 될 수도 없으며 가라지가 될 수도 없다. 주님이 이 세상에 오심으로 그를 믿는 자는 알곡이 되어 이 세상에 심겨졌다. 알곡으로 심겨진 그리스도인들은 가라지 곧 불신자들의 방해나 공격이 있다 하더라도 알곡의 품위를 지키며 주님의 재림 때까지 유혹과 핍박과 악한 공격을 잘 참고 인내하며 살아야 할 천국 백성들이다. 알곡은 해처럼 빛날 천국의 자녀로서 천국에 들어가지만 가라지는 악한 영들의 자식으로서 지옥에 던져질 대상일 뿐이다. 알곡은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야로 믿는 천국의 백성이며 가라지는 예수님을 메시야로 믿지 않고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다. 

발췌 김두석 교수 칼빈대학교 구약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