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약물남용에 대한 목회적 대책

 

이 관직 (총신신대원, 실천신학 교수)

I. 들어가며

유복한 환경에 있는 십대 아이들과 특권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서로 다른 문제를 갖고 있지만 약물사용만은 양쪽에서 공통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십대 아이들의 가족이 가난하건, 중산층이건, 혹은 부유하건 그들이 다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있다. 그것은 이혼, 불행한 부모, 사랑과 관심의 결핍, 불만족스럽고 거친 관계, 학교의 어려움, 그리고 수많은 다른 정신적, 신체적, 감정적, 심리적 문제들인데 이러한 것들이 불행과 고통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많은 젊은 아이들에게 약물은 피난처가 된다 (펠트, p.194).

 

청소년 약물중독 상담소의 소장인 민호기는 한국 청소년 열명 중 서너명이 약물 복용을, 그 중 한두명은 중독 상태라고 하면 대부분의 어른들을 잘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우리의 현실입니다라고 지적한다. 전교조 경북지부가 646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조사에서 남자 고교생의 39.5%가 매일 또는 가끔씩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대답했으며 이들의 41.3%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하루 반갑 이상을 피우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933월에 발표된 서울 기독병원의 조사에 의하면 조사에 응한 서울시내 남녀 고교생 505명 중에서 남학생들 중의 38.7%와 여학생들 중의 12%가 습관적으로 흡연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위기에 처한 아이들, p. 80에서 인용). 또한 영남대 사회학과 김한곤 교수가 9412월 조사발표한 보고자료에 의하면 조사에 참여한 1,2학년에 재학 중인 남고생의 50%와 여고생의 24.6%가 정기적으로 음주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이같은 연구조사의 신뢰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대중들이 생각하는 비율 이상의 많은 청소년들이 술이나 담배를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교회 학교에 출석하는 학생들은 과연 이와같은 약물 사용과는 관계가 없는 것일까? 일반 청소년들보다는 비율이 낮을 것이라고 추측해보지만 아무튼 교회학교 청소년들 중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비율의 청소년들이 약물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같은 추측의 한 근거를 제시하자면 1996학년도 봄학기에 총신대 신대원에서 필수과목으로 필자가 가르친 목회상담학시간에 한 학생연구발표그룹이 교회에 출석하는 중고등학생들과 일반학교의 중고등학생들의 자살에 관한 생각을 조사한 리서치에서 교회에 출석하는 중고등학생들이 일반학교의 중고등학생들보다는 자살에 대하여 고려해본 적이 있다는 항목에서 비교적 낮은 퍼센트를 기록했지만 (50 퍼센트 이상 일반학생들의 경우는 약 70 퍼센트 이상) 여전히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청소년기는 청소년들에게 신체적으로, 감정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성장해가는 변환기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른 인간의 발달단계와 마찬가지로 청소년기는 청소년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발달상의 위기들을 안고 있다. 발달상의 위기들 뿐 아니라 청소년 개개인이 경험하게 되는 여러가지 독특한 위기들을 건강한 방법들로 대처하며 극복해나가지 못하고 그 위기들에 대응하는 것을 회피하며 도피하기 위하여 손쉬운 방법으로서 약물에 손을 대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전인격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신체조직이 성장하며 호르몬의 분비와 신진대사가 활발한 시기에 약물의 사용은 뇌조직을 파괴시키며 신체조직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감정의 기복이 있으며 우울감과 기쁨이 교차하는 이 청소년기에 약물의 사용은 비정상적이며 비현실적인 감정에 대한 중독과 탐닉을 가져올 수 있다. 대인관계 면에서 동료들과 어울리며 또래집단 속에서 소속감을 형성하는 발달상의 중요한 과제를 성취하기 보다는 약물사용으로 인하여 비행적인 또래집단에 어울리거나 또는 친구들과의 관계보다는 개인중심적인 탐닉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현실을 수용하며 직시하는 능력을 배양해가야 할 청소년 시기에서 약물을 사용하는 청소년들은 현실로부터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현실도피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성적인 에너지가 활발한 청소년 시기에 그 에너지를 잘 통제하며 보다 긍정적인 일에 사용하기 보다는 윤리적인 판단능력이 감소하게 되어 성적인 비행이나 무절제한 성적행동들을 표출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영적으로는 진정한 영적인 갈구 대신 현실도피적이며 왜곡되어진 우상적인 일종의 종교적 갈구가 약물을 사용하는 청소년들의 정신을 지배하게 된다. 이와같이 약물의 사용은 청소년들의 전인격적인 성장을 저해하며 심한 경우에는 그들을 파멸로 이끌어갈 수도 있는 위험한 것임을 인식하며 교회학교에 출석하는 청소년들을 예방적인 차원에서와 치료적인 차원에서 돕는 일은 매우 시급하며 중요하다. 이 글의 목적은 교회학교 청소년들 가운데서도 찾아볼 수 있는 약물의 사용 원인들을 살펴보고, 담임목회자들과 청소년 담당 목회자, 교사,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목회자들의 인식의 변화와 구체적인 사역 가능성들을 제시하는데 있다.

II. 약물남용의 이론적 이해

약물남용” (Drug abuse) 이라는 용어는 여러 용어들과 혼용되고 있는데 넓은 의미에서 화학적 의존” (chemical dependency)으로 볼 수 있다. “화학적 의존은 문자적 의미 그대로 어떤 화학적 물질에 의존하는 것으로서 정의되어진다 (Doweiko, p. 6). “약물남용이라는 단어 이외에도 화학적 중독” (chemical addiction), “약물 의존” (drug dependency), “물질 남용” (substance abuse) 등의 단어가 사용되어진다. Dictionary of Pastoral Care and Counseling약물남용사용하는 사람 혹은 다른 사람들의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사회적, 혹은 영적인 건강을 위협하거나 해를 끼치는 합법적인 혹은 비합법적인 어떠한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약물의존결과에 관계없이 . . . 어떤 약물을 이용하려고 하는 충동적인 필요 혹은 갈구가 특징적인 가장 심각한 형태의 약물남용이라고 구분하여 정의한다 (p. 311). 남용, 의존, 혹은 중독을 포함하는 의미에서 화학적 의존모든 화학적 물질의 사용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약물을 이따끔 (혹은 어울리는 자리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그리고 심하게 사용하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화학물질들에 중독되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연속선상에서 가장 잘 이해되어질 수 있다고 본다 (Doweiko, p. 12). 중독적인 약물들을 예로 들어본다면 마리화나, 아편, 진정제, 수면제, 흥분제, 코케인, 흡입제, 환각제, 합법적인 약품들, 알콜, 니코틴, 카페인, 그리고 몸 속에서 발산되는 화학물질을 총칭하는 아드레날린 등이 있다.

청소년들이 약물을 복용하는 주요한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리치 반 펠트는 크게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펠트, pp. 195-197):

호기심. 청소년들은 그들의 삶에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경험하기를 추구하는데 때로는 모험심의 발동과 더불어 그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할 때가 많다.

친구들로부터의 압박감. 십대의 청소년들은 그들의 자기정체성을 또래 집단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형성하게 된다. 친구들이 약물을 권하게 될 때 그들로부터 소외당하는 것과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약물 복용을 경험하게 되기도 한다.

재미 또는 흥분. 약물을 복용하는 청소년들은 운동이나 음악 또는 다른 형태의 자연스러운 재미 대신에 쉽게 경험할 수 있게 자기도취적인 흥분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모방심리. 청소년들이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기성세대의 모습들을 모방하려고 시도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 어른들이 흔히 보여주는 음주와 흡연은 약물남용으로 이어지는 첫번 통로가 될 때가 많다.

반항심. 모험심과 더불어 반항심은 청소년들이 약물을 사용함으로서 표출되어지는 감정 중의 하나이다. 사회와 교육제도 그리고 부모에 대한 분노의 표현으로서 금지된 약물을 경험하게 된다. 비슷한 역동성은 청소년들의 자살시도에서도 발견되어진다.

도피. 청소년들의 성장과정에서의 심리적인 상처들, 부모와의 갈등, 학업의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두려움, 부모의 기대 등의 스트레스 상황으로부터 현실도피하기 위하여 약물을 경험하게 된다. 현실도피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는 청소년들은 중독자가 될 위험성이 높다고 본다.

중독. 정기적인 약물 사용은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의존성을 야기시킨다. 약물사용하는 모든 청소년들이 약물중독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중독이 되므로 약물을 계속해서 사용하게 된다.

리치 반 펠트는 약물을 남용하는 청소년들을 진단할 수 있는 증상들을 제시한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음 관계적인 변화 학업의 어려움 권위에 대한 반항 몸치장에 대한 관심 결여 행동상의 문제 위험도 높은 행동 우울증세 성적문란 신체적인 증상 식사습관의 변화.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로서는 호홉에 알콜 냄새, 말의 어눌함, 비틀거림, 유쾌함, 환상, 통증, 그리고 망상을 들고 있다 (펠트, pp. 197-198)

교회에 출석하는 청소년들 가운데서도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 (15:11)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그들의 약물 사용을 정당화하려고 하는 이들도 있다. 또한 술을 마시는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예수님도 포도주를 마셨고 가나 혼인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하는 기적을 행하셨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물질의 남용을 피할 것을 말하고 있는 다른 성경 구절들을 살피려고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눅 21:34, 13:13, 그리고 엡 5:18). 교회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약물사용에 대한 그들 나름대로의 자기합리화를 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청소년 목회자들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약물남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이론적 모델을 크게 네가지로 구분하여 살펴봄으로써 청소년들의 약물남용 문제를 보다 포괄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청소년들이 남용하는 약물들은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많이 있지만 제한된 지면 관계상 알콜 중독에 국한하여 이론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약물들의 형태는 다르다고 할지라도 중독의 패턴은 유사하므로 알콜중독에 관한 이론들로도 다른 약물남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Thombs가 올바로 지적하였듯이, 어떤 이론을 평가할 때에는 맞는 이론인지 아니면 틀린 이론인지를 따지는 편보다 유용한 이론인지 아니면 유용하지 않은 이론인지를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Thombs, p. 8). 이 글에서는 네가지의 이론들을 소개하며 각각의 이론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전제들이 무엇이며 그것이 갖고 있는 장점들과 단점들을 살펴보고 치료와 회복의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하여 무엇이라고 말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1. 병 모델

알콜중독에 대하여 오늘날 미국과 같은 나라들에서 가장 현저하게 이해하는 것은 그것이 하나의 병이라는 것이다. 이 모델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층은 의학계와 더불어 익명의 알콜중독자 협회” (Alcoholics Anonymous: 보통 AA라고 약어로 부름) 또는 익명의 마약중독자 협회” (Narcotics Anonymous)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델에 대하여 의학계와 AA 협회 사이에는 약간의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첫번째 차이점은 의학계에 있어서는 치료에 있어서 영성 (spirituality)에 대한 강조를 많이 하지 않는 반면에, AA 협회에서는 회복과정에 있어서 영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 있다. AA가 지향하는 치료의 열두단계 (Twelve Steps)의 내용을 살펴보면 비기독교인을 고려하여 하나님이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알콜중독자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며 초월적인 힘” (Higher Power)에의 의존을 강조하고 있다. 두번째의 미묘한 차이점은 AA 회원들은 대부분 병으로서의 개념을 은유적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그들의 알콜중독의 문제점을 하나의 병과 유사한것으로서 이해한다” (Thombs, p. 21). 그러나 의학계에서는 알콜중독은 하나의 병이라고” (alcoholism is a disease) 보는 경향이 있다. 알콜중독에 대한 이같은 병으로서의 모델은 알콜중독을 통제력 상실, 점진적인 병, 만성적인 병, 그리고 부인 (denial)으로 특징지운다 (Ibid., pp. 36-43 참조).

병 모델이 기여한 가장 큰 장점은 그것이 알콜중독자들과 다른 중독자들이 갖고 있는 사회로부터의 도덕적인 질책들과 죄책감 그리고 수치감의 부담감을 경감시켜줌으로써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서도 치료나 재활의 가능성의 문을 열어주었다는 점이다. 이 모델의 또다른 장점을 지적한다면 그것의 단순성에 있다: “그것은 새로이 회복하려고 하는 환자들에게 가르치기에 분명하고도 비교적 쉽다. 반대로 환자들은 그 개념이 친숙하기 때문에 대부분 무리없이 수용한다” (Thombs, p. 43).

Thombs는 병 모델의 몇가지 약점들을 지적한다 (Ibid., p. 44 참조). 첫째로, 임상경험적인 데이타가 이 모델을 강하게 지지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그것은 환경적인 요소들의 영향과 병인적인 기반으로서 학습의 역할을 무시하거나 또는 평가절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병 모델이 전제하고 있는 것은 알콜중독이라는 병은 치료할 수 있는 것이지만 결코 완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AA 회원들은 자신들을 회복되어가는알콜중독자 (recovering alcoholics)라고 부르기를 선호한다. 다른 치료책과 더불어 AANA와 같은 지원 그룹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절제하며 성장해가는 것이 이 모델이 지향하는 주요한 치료 방법이다.

 

2. 정신분석학적 모델

프로이드는 인간의 행동들을 이드와 에고 그리고 수퍼에고로 이루어진 인성구조 영역들의 심리내면적인 (intrapsychic) 상호작용의 결과로 본다. 초기의 정신분석학적 이론은 약물의존이란 이드의 무의식적인 죽음의 희구와 자기-파괴적인 본능, 즉 프로이드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나토스 (thanatos)”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Thombs, pp. 60-61). 따라서, 약물의존을 치료하는 길은 이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현대의 정신분석학자 (주로 에고 심리학자)들은 약물의존 또는 약물남용을 결핍된 에고의 증상"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Ibid., p. 61). 따라서 그들은 그들의 치료과정에서 이드의 요구사항들이 보다 잘 조정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에고의 능력을 강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춘다. 후기의 정신분석학인 심리역동적 모델의 경우는 약물남용을 내면적인 갈등의 해소, 호기심, 반항심, 모방심, 권태감을 극복하는 방편, 고통과 통증의 해소, 회피, 낮은 자존감, 그리고 무의식의 충동으로서 이해한다.

정신분석학적 모델의 장점은 상담가들에게 중독적인 행동의 가능성있는 원인들로서 초기 유년기의 발달과정과 부모의 영향들의 중요성에 대하여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Thombs는 두가지 면에서 이 모델의 약점을 비판한다. 첫째로, 약물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빈약한 에고능력 (ego strength)을 갖고 있다는 현대의 정신분석학적 견해의 기본적인 전제 자체가 상당한 에고 능력을 요구하는 과정인 정신분석으로부터 이들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모순된 면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불안과 우울증 그리고 낮은 자존감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 상태가 사람들로 하여금 약물중독에 이르게 한다는 정신분석학적 견해가 임상조사 결과 반드시 지지를 받고 있지는 못하다는 점이다.

 

3. 행동주의적 모델

행동주의적 모델은 약물남용이 다음의 세가지 요인들이 복합되어 일어난다고 본다: “(1) 구입 가능성 (availability), (2) 대안적인 행동에 대한 강화 (reinforcement)의 부족, 그리고 (3) 알콜 또는 다른 약물을 시험적으로 시도해본 것에 대한 처벌 (punishment)의 부족” (Ibid., pp. 79-80). 행동주의 심리학은 대부분의 행동들 혹은 모든 행동들은 학습된것이라고 전제한다.

약물남용에 대한 행동주의 심리학의 조건 이론이 갖고 있는 장점들로서는 관찰할 수 있고, 객관적이며, 그리고 검증할 수 있는 과학적인 접근을 강조한다는 점과 정신분석학적 모델과 비교할 때 비교적 짧은 치료 기간, 그리고 치료의 효과성을 들 수 있다. 약점을 지적해본다면 이 모델은 약물남용의 원인, (why)”의 질문을 다루지 않고 단지 남용과 중독의 증상들, 무엇 (what)”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Thombs는 행동주의 치료 모델에 포함시킬 수 있는 몇가지 치료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AA/NA 모임에 참석하는 것 조력자를 구하는 것 독서요법 긴장을 완화시키는 운동을 연습시키는 것 등 (Ibid., pp. 99-100).

 

4. 가족시스템이론 모델

이 모델에서는 약물에 의존하는 사람을 개인주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가족시스템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이 글에서는 가족시스템 이론의 특징들에 대하여 세부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약물남용을 하는 사람이 속하는 가족 시스템은 많은 경우에 폐쇄적이며 융통성이 없으며, 비기능적이다. 평형성 (equilibrium) 혹은 항상성 (homeostasis)의 개념은 약물의존적인 가족시스템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중독적인 가족시스템에 속해 있는 가족 구성원들은 그 시스템의 평형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가족 내에서 특정적이며 예측 가능한 어떤 역할들을 떠맡게 된다고 본다. 약물의존적인 가족시스템의 특징적인 역할들은 다음과 같다: 중독적인 구성원, 일차적인 부양자 (chief enabler), 가족 영웅 (family hero or heroine), 희생양 (scapegoat), 잊혀진 아이 (lost child), 그리고 마스코트 (mascot) (Ibid., p. 174). 한 가족구성원이 때로는 둘 이상의 역할을 동시에 떠맡을 경우도 있다. 가족시스템의 관점에서 보면, 약물에 의존적인 사람 (또는 청소년 자녀)은 가족시스템의 평형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그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서 여겨진다.

가족시스템이론 모델은 몇가지의 장점들을 갖고 있다. 이 모델은 상담가들에게 중독적인 행동들에 대한 보다 넓은 시야를 열어 준다. 한 개인의 심리내면적인 요인들에게만 국한시켜 생각하는 시야에서 보다 넓은 대인관계영역인 가족시스템 속에서의 약물중독자를 볼 수 있는 눈을 열어준다. 또한 이 모델은 약물의존적인 가족은 하나의 전체 시스템으로서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모델은 약물중독적인 환자만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치료가 필요하다고 본다. 깊숙한 문제점들이나 대인관계상의 문제점들이 이 접근법에서는 다루어질 수 있다.

이 모델이 안고 있는 약점들 또한 지적할 수 있다. 임상연구조사에 관한한, 현재까지는 그것의 효과성이 검증되고 있지 않다고 Thombs는 지적한다 (Ibid., p. 185). 하지만, 한 연구에 의하면, “단기간의 가족시스템적인 중재치료는 보다 장기적이며 강도있는 치료만큼이나 효과적이다라고 지적한다 (Ibid.). 또다른 약점은 이 이론이 보다 큰 시스템들, 즉 사회-문화적인 시스템과 환경적인 시스템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앞에서 다룬 다른 세가지 모델과 마찬가지로 약물남용과 중독의 영적인 이슈들에 대해서는 다루고 있지 못하다는 것도 약점으로서 지적할 수 있겠다. ChaudronWilkinson은 그들의 책 Theories of Alcoholism에서 또다른 약점을 제기하고 있다: “어떤 알콜중독자가 고립되어 있거나 원래 가족 단위나 동료 집단에 소속되어있지 못할 때, 혹은 가족이 치료 과정에 참여하기를 꺼리거나 참여할 수 없을 때, 시스템이론은 적절치 못한 것이 될 수도 있다” (p. 315).

약물남용자 또는 중독자를 진단하며 치료하며 돌보며, 후속적으로 돕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필요로 한다. 치료의 목표는 비기능적이며 중독적인 가족을 기능적이며 비중독적인 가족으로 변화하게 하는데 있다. Lewis는 중독적인 가족을 위하여 삼단계의 치료과정을 제안하였다: (1) 진행되는 패턴을 중단시키고, (2) 변화해야 하는 현실을 직면케 하며, 그리고 (3) 변화를 심화시키며 유지한다 (Lewis, p. 64).

이 외에도 사회문화적 모델에서 술과 담배와 같은 약물에 대한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을 지적한다. 특히 한국사회에서의 술의 경우는 사회전반의 삶에 만연해 있다고 본다. 유흥업소의 범람, 메스컴의 광고영향, 교육환경, 그리고 병든 사회를 청소년의 약물남용과 관련지어 접근할 수도 있다. 영적인 모델로서 약물남용을 이해해본다면 중독의 과정은 우상화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삶의 주인이 뒤바뀌는 것과 영적방향성의 상실, 환상적인 종교체험, 제도적인 교회에 대한 청소년들의 반항심, 또는 영적인 싸움으로서도 볼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약물남용 또는 약물의존에 대한 여러 이론들은 그 나름대로의 장단점들을 갖고 있다. 아마도 모든 남용자들과 중독자들을 하나의 이론과 방법으로서 치료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각 개인의 독특성이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인간의 삶의 복합성이 무시되어진다는 점에서 제한적인 치료책이라고 여겨진다. 반대로, 많은 이론들의 장점들을 취사선택적으로 선별하여 사용하는 방법은 바람직한 면도 있지만 치료에 있어서 일관성이 결여된다는 점에서 약점을 갖고 있다고 보겠다. 하나의 대안책을 제안해본다면, 약물남용에 대한 주요한 하나의 이론을 정립하는 동시에 각 개인의 독특한 상황들을 고려하면서 약물남용에 대한 다른 이론들을 융통성있게 활용하는 법을 생각할 수 있겠다. 필자의 견해로는 가족시스템이론을 청소년의 약물남용을 이해하는 일차적인 이론적 모델로 삼고 다른 이론들로써 보완하는 것이 나름대로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목회적인 차원에서 우리가 이 청소년들의 약물남용을 접근하게 될 때 단지 일반 이론들을 수용하는 차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문제점들을 인식하며 영적인 영역과 초자연적인 영역들을 아울러 인식하면서 예방적인 차원에서와 치료적인 차원에서 보다 균형잡혀 있는 구체적인 돌봄을 청소년들에게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III. 청소년들의 약물남용 실태

199361일자 동아일보에 3 학생 흡연율 세계 1라는 기사가 실렸다 (청소년 기사 자료집 I, p. 105 참조). 어느 정도의 객관성이 있는 연구조사 결과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흡연율이 단연 세계 1위에 올라 있다는 것은 오늘의 우리의 청소년들의 실태에 경종을 울려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를 다섯가지로 그 기사는 지적하고 있는데 첫째는 대학입시에 따른 중압감이며 다음은 담배 자동판매기 설치로 인하여 담배 구입이 용이하다는 점인데 청소년들의 자판기 이용률이 전체 흡연 청소년으 59%를 차지한다는 최근의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세번째 이유로서는 담배값이 비교적 싸다는 것과 양담배의 과대한 선전영향을 들고 있으며, 그 다음의 이유로서는 담배를 피우는 것이 멋있다라고 하는 왜곡된 생각,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교복 자율화에 따른 무분별을 들고 있다.

4년 전의 자료이기는 하지만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전국 6대 도시의 중고등학생 1715명과 약사 500명을 대상으로 중고등학생들의 약물남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흡연경험자가 21.8%였으며 환각목적으로 약품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9.8%로 나타났다. 흡연경험 학생 중에서 33.4%가 매일 흡연한다고 응답했으며 20.4%가 한달에 여러번 정도 흡연한다고 대답하였다. 환각을 목적으로 한 의약품의 복용 동기에 대한 질문에 중복적으로 응답할 수 있게 했는데, 호기심 때문이라고 대답한 청소년들이 84.0%로 가장 높은 치수를 기록했고 다음으로는 쾌락을 위해서 (51.4%), 가정문제 (48.0%)와 학교성적문제 (46.8%), 그리고 친구문제 (21.5%)로 나타났다 (Ibid., p. 107).

, 담배 이외에 청소년들이 남용하는 약물들로는 감기약이나 각성제 또는 수면제를 비롯한 일반 의약품과 법적으로 금지된 마약류보다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본드나 부탄가스가 있다. 일부 약국에서는 알면서도 청소년들에게 과량의 약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같은 일반 약품들도 과량으로 복용할 때에는 환각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며 또한 중독성이 있으며 지나친 양을 복용할 때에는 사망할 수도 있다. 부탄가스와 같은 흡입제들의 경우에는

 

중독증상은 물론 장기간 계속 사용할 경우 정신분열증을 일으키거나 뇌, 골수, 콩팥 등의 주요 신체조직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손상을 끼친다. 심지어는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 . . 특히 본드는 흡입 용기로 비닐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흡입시 정신을 잃고 비닐에 얼굴을 묻고 질식할 수도 있다. 또 부탄가스를 마실 때 가스통 출구에 붙 은 밸브를 이빨 사이에 끼우고 가스를 흡입하는데, 이때 순간적으로 기도의 열을 빼앗겨 질식사할 위험이 따른다. 아울러 가스가 폭발하는 바람에 집에 화재가 나서 목숨을 잃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위기에 처한 아이들, p. 83).

 

치료가 필요한 청소년 약물중독자 만도 92년도 통계에 따르면 4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반하여 전문적인 약물중독치료기관들은 전국적으로 통틀어 10여 곳도 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 실정이라고 93년도 824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한 기사에서 지적하고 있다 (Ibid., pp.113-114).

IV. 청소년 약물남용에 대한 시스템적 접근

 

1. 교육구조와 청소년 약물남용

자기정체성을 확립해가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는 청소년들은 입시위주의 교육환경 속에서 대부분은 그 과제를 해결하는 것을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미루게 된다.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며, 친구들과 어울리며 대인관계를 맺는데 시간을 투자하게 되면 극심한 경쟁중심의 교육제도 속에서 자칫하면 낙오자가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성숙된 성인으로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중요한 인생의 시기에 대부분의 하루 활동시간을 학교에서 혹은 학원에서 보내며 공부와 씨름하며 일종의 점수따는 기계로 전락해버리는 우리의 청소년들은 과다한 스트레스와 경쟁 속에서 약물에 손을 댈 수 있는 취약성을 갖고 있다.

상상력과 감정표현, 예술성, 창의성이 수반되는 우뇌 (right brain)적인 교육방식은 배제되어지고 암기하며 사고하며 논리전개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좌뇌 (left brain) 중심적인 교육 속에서 청소년들은 상상과 비현실세계, 그리고 현실도피를 경험할 수 있는 약물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위기상담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는 법칙으로서 스트레스의 합을 대응할 수 있는 힘들의 합으로 나눈 값이 1보다 작거나 같을 때에는 그 사람은 그 스트레스 상황을 견뎌갈 수 있다는 상식적인 공식이 있다. 청소년들이 입시의 중압감과 부모의 기대감, 폭력 등의 과다한 스트레스들을 경험하며 버텨나가는 하나의 힘으로서 약물의 힘에 의존 (chemical dependency)할 가능성이 높다. 외부에서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건전한 친구들과의 교제, 심신단련, 여가활동, 가족들의 지원 등이 없을 때, 청소년들은 스트레스들로 이루어진 현실로부터 도피하고자 하는 충동을 강하게 받게 되며 그 방법들로서 음주나 흡연, 약물남용, 폭력, 강간, 가출, 정신장애, 비행행동 그리고 극단적으로는 자살까지 사용하게 된다.

주로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 또는 재수생들에게서 흔히 발견되어지는 입시스트레스 증후군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현상으로 보여진다. 강박성향, 불안, 초조, 우울증, 또는 악몽 등의 증상으로 표현되어지는 이 증후군은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비기능적인 면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가족시스템이론의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의 중,고등학교 교육시스템은 비기능적이며 건강치 못한 시스템이라고 진단할 수 있으며, 따라서 비기능적인 시스템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많은 청소년들은 건강치 못한 희생양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청소년 개개인의 책임성 문제도 있겠지만 청소년들의 약물남용의 문제는 건강치 못한 교육시스템이 드러내는 비기능적인 증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전인격적인 성장을 지향하는 교육으로서가 아니라 오로지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교육의 최고의 목표가 되어진 현 교육상황 가운데서 대다수의 중고등학생들과 재수생들이 공부나 성적으로 인한 병리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조사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88.1%). 이들이 주로 호소하는 신체적 증상으로는 두통이었으며 심리적 증상으로는 소리지르고 싶은 충동, 무력감, 파괴욕구 등을 들고 있으며, 특히 성적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학생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응답이 70.2%를 나타내고 있어 학생들이 받고 있는 입시의 중압감을 잘 나타내고 있다 (위기에 처한 아이들, p. 152에서 인용). 올바른 인성교육의 부재와 창의성과 독특성이 무시당하는 현재의 교육환경 속에서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와 부모와 학교에 대한 반발심의 표현으로서 약물에 손을 대고 있다고도 볼 수도 있다.

 

2. 가정구조와 청소년 약물남용

현대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그 가운데 속해 있는 가정들의 모습도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가부장적인 가족제도가 허물어지면서 가정은 핵가족화되어 가고 맞벌이하는 부부들도 늘어가고 있다.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어가면서 가정 내의 풍속도도 바뀌어가고 있으며 여러가지 형태의 외부적인 요인들과 내부적인 요인들로 말미암아 많은 가정들이 건강치 못한 면들을 표출시키고 있으며 극단적으로 부부간의 갈등으로 말미암아 별거 혹은 이혼으로 치닫는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가정들이 비기능화되어짐에 따라서 청소년들에게 가정은 더 이상 안식처가 되고 있지 못하며 따라서 일부 청소년들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비행청소년 집단에 가입하거나 또는 가출하여 또래 청소년들과 어울려 혼숙하며 약물을 남용하기도 한다.

과잉보호와 무관심의 극단적인 부모의 양육의 패턴 속에서 청소년 자녀들은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경험하게 되며 가족들간의 대화 단절로 인하여 참으로 의미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하나 또는 둘만 낳다가 보니까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에 대하여 지나친 기대감을 가지게 되어 청소년의 입장에서는 부모의 기다친 기대감을 만족시킬 수 없을 때 좌절감과 열등감에 시달리게 된다. 또한 청소년 자녀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부모가 무관심 함으로써 청소년 자녀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틀을 제시해주지 않고 최소한의 통제영역을 설정해주지 않음으로써 약물남용을 비롯한 여러 형태의 비행 행위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V. 목회적 제안

청소년들을 지탱하며 안내하는 것이 그들의 약물남용과 관련하여 필요한 목양적인 주요 기능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화해케 하는 기능 또한 중요하다. 특히 가족시스템 내에서의 가족 구성원들 간의 용서와 화해가 필요하다. 아울러 약물을 지속적으로 남용하는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보다 강도가 강한 직언하는 권면이 필요하다.

청소년의 약물남용 혹은 중독에 대하여 치유적인 접근의 중요성 못지 않게 예방책이 매우 중요하다. 교회가 직접 약물남용을 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예방적인 차원에서 교회학교를 통하여 청소년들에게 약물남용의 위험성들에 대하여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인 동시에 중요한 일이다. 현재의 우리나라의 교회교육에 있어서 약물남용에 대한 예방적 교육은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라고 여겨지며 단순히 하지말라고 금지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제한된 교육시간과 접촉시간 속에서 청소년 한사람 한사람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관심을 보여주기에는 교사들에게 주어지는 부담감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예방적인 차원이 교육은 매우 필요하다. 또한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그들의 인식을 깨우치기 위하여 예방적인 차원의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중고등부 여름수련회와 같은 모임을 이용하여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방적인 차원에서와 치유적인 차원에서 교회내에 청소년 상담실을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목회자로서 또는 중고등부 교역자로서 또는 크리스챤 상담자로서 약물복용을 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크게 네가지 면에서 도울 수 있다. 첫째로 그 남용하거나 중독된 청소년에게 자기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직면하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둘째로, 새로운 삶의 방향성을 회복하며 전인성을 얻기 위해서는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면서 겸손히 복종하도록 돕는다. 세째로, 그가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마지막으로는 회복의 과정에서 그를 지지해준다. 한가지를 덧붙인다면 가족시스템적인 관점에서 당사자인 청소년 뿐만 아니라 그가 속해 있는 전체 가족 구성원들까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며 그들 가족의 기능성에 대하여 새로운 인식을 갖도록 한다. 가족간의 보다 원만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며 건강한 가족시스템으로 변화시켜 갈 때 청소년들의 약물복용 문제도 치료가 되어질 것이라고 본다.

최근에 들어서서 각 지역에 있는 사회복지회관에서 약물중독자와 그의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개설하고 상담과 아울러 지원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기관들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보다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상담가나 전문치료사와 정신과의사들에게 위탁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짐을 나누어지는 의미에서 함께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필요가 있겠다. 목회적인 차원에서는 약물남용에 관련된 청소년의 영적인 이슈들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Gary Collins는 성경적인 원리들을 중심으로 중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권면을 하고 있다: (1) 어떤 것에 의해서도 종노릇하지 말라 (2) 법률을 지키라 (3) 약물 또는 다른 중독제들이 문제점들을 해결하며 긴장을 완화시켜줄 것으로 생각하지 말라 (4) 몸을 순전하게 보존하라 (5) 약물을 통하여 하나님께 나아갈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 (6) 절제하며 자기를 훈련시키며 통제하라 (7) 술취하지 말라 (8) 성령충만한 삶을 살라 (pp. 507-508).

G. Wade Rowatt은 그의 책 Pastoral Care with Adolescents in Crisis에서 청소년들의 약물남용이 갖고 있는 신학적인 이슈들에 대하여 인간됨 (personhood)과 소명 (calling)이란 관점에서 잘 지적하고 있다 (p. 140). 하나님의 구속받은 피조물로서 청소년들의 건강한 자존감은 약물남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구속받은 전인격적인 삶을 죄의 종으로서 사용하지 않고 그리스도께 매인 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때, 약물에 매이는 종의 삶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삶의 의미와 소명의식이 결여된 삶에서는 어려운 위기들에 직면하게 될 때 쉽게 그 위기상황들로부터 회피하는 수단으로서 약물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Dennise Massey 교수는 중독과 영성이라는 그녀의 소논문에서 약물중독의 영적인 의미에 대하여 잘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이 알콜이나 약물들에 중독되어질 때, 그들은 그들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더 잘 발견할 수 있는 보상들을 얻기 위하여 화학물질을 찾게 된다. . . . 알콜과 약물들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대체시키는 빈약한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Massey, 10). 그녀는 중독을 죄와 연관시키는데, 좁은 의미에서는 우상화와 연결시키고 있다:

 

죄의 개념은 우리가 중독을 이해하는데 더 깊은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상숭배는 하나님이 아닌 어떤 것들을 신격화하는 것에 대한 성경적/신학적 용어이다. 인간들에게 이같은 죄가 만연한 것은 너희는 내 앞에 다른 신을 두지 말지니라” (20:3)는 말씀으로 시작하는 십계명을 주신 이유일 수도 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희 하나님을 사랑하라” (22:37)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대계명 은 우상숭배 죄에 대응할 수 있는 적극적인 행동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회피하거나 부인하는 것은 중독의 죄성들의 한 예가 된다 (Ibid., 13).

 

약물 중독으로부터의 회복은 탈-우상화의 과정으로서 표현되어질 수 있다. Charles Scalise는 중독의 우상화적인 면에 언급하면서 중독된 사람들을 대하는 교회의 사역을 위하여 통찰력있는 질문들을 제기하고 있다:

 

피해자의 우상화적인 노예화는 인간의 속박된 현실을 명백하게 묘사하고 있다. 어떻게 기독교 신앙이 우리로 하여금 중독과 그것의 결과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가? 이같은 갈등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교회가 보다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는 어떤 실제적이며 구체적인 방법들은 과연 무엇일까? (Scalise, 5)

 

넓은 의미에서 중독의 영적인 의미들에 대한 틀은 하나님과의 수직적인 관계, 이웃들과의 수평적인 관계, 그리고 자신과의 내적인 관계의 삼중-관계성 속에서 가장 잘 묘사되어진다. 성경적인 관점에서 볼 때, 다음의 말씀은 적절한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 . 이로써 그리스도를 섬기는 자는 하나님께 기뻐하심을 받으며 사람에게도 칭찬을 받느니라. . . . 식물 [약물?]을 인하여 하나님의 사업을 무너지게 말라. 만물이 다 정하되 거리낌으로 먹는 사람에게는 [모든 음식이 다 깨끗하되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넘어지게 하는 사람에게는] 악하니라. 고기도 먹지 아니하고 포도주도 마시지 아니하고 무엇이든 지 네 형제로 거리끼게 하는 일을 아니함이 아름다우니라. . . . . 믿음으로 좇아 하지 아니하는 모든 것이 죄니라 (14:17-23, 밑줄은 강조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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