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으로 본 복음화 전략 / 주목받는 손길에 비전담아라

대접 받는 한류 스타성지순례하듯 촬영장소 찾기도 부가가치 높은 대중문화에 적극적 선교전략 접목 필요해

 

올해로 우리나라에 일본대중문화가 전면 개방됐다. 반면 일본에도 우리나라 대중문화가 속속 진출해 예상하지 못했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 수출이 눈에 띄는데, 해당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나 가수들도 덩달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홍콩, 대만,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우리나라 대중문화와 연예인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른바 한류열풍이 갈수록 그 열기를 더한다. 각국 언론들은 우리나라 대중문화를 평가하면서, 한때 불어 닥친 유행쯤으로 보고, 곧 사그라질 것이라고 폄하했지만, 점점 그 기세를 몰아 지금은 문화산업 역군으로서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외화를 벌어들이는 등 의외로 (?) 자기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는 현지의 상황과 직접 방문해 몸소 느끼는 한류열풍은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도쿄 시내에 위치한 백화점의 정면에 붙어 있는 우리나라 남자배우의 대형 사진, 도쿄 중심부를 운행하는 지하철 한 칸을 완전히 도배하고 있는 한 소녀가수의 음료 광고 포스터, 대형 음반매장의 한 면을 온통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영상물 판매대, 심지어 길거리 자판에 깔려 있는 불법 복제물까지, 맘먹고 찾아다니지 않아도 일본 곳곳에서 한류의 뜨거운 바람을 실감할 수 있다.

 

이에 보태, 요즘 일본 중년 여성들에게 가히 이라 불릴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는 한 배우의 기사가 연일 보도된다.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숙소로 이동하는 과정까지 헬기를 동원해 생중계하며, 뉴스 앵커가 직접 인터뷰를 하는 등 저렇게나 좋을까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에 대한 대우가 지극하다. 또한 그가 출연한 드라마의 촬영장소까지 다니러 우리나라를 방문하며, 이를 두고 성지순례라 이르는 일본인들의 강한 열망은 존경(?)할만한 수준을 훌쩍 넘어선다.

 

미국과 유럽 언론에서도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배우에 대한 기사를 연이어 내놓고 있는데, 특히 프랑스 언론은 그를 일본 여성들의 우상이자 오랫동안 적대관계였던 이웃나라와의 화해의 상징인 젊은 한국 멜로드라마 배우라고 소개했으며, “젊고 아름다운 그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차별의 희생물이었던 재일 한국인에 대한 뿌리 깊은 고정관념을 바꿔 놓았으며 고독한 일본여성들의 한국 여행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기도 하다고 보도했다. 각광 받는 우리나라 배우가 일본을 통해 세계에 소개된 점이 아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세계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을 실감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나라 연예인들이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충분히 고무될 만한 사실이지만, 정작 영화나 드라마의 수출로 인한 수익보다 그로 인해 파생된 상품에 대한 수익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다. 한국어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일본의 유명 연예인이 한국어 교재를 발행해 높은 매출을 기록했는가 하면, 우리나라 연예인에 열광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놀랍게도 간단한 한국말을 구사해 웬만한 인터뷰는 한국어로 진행된다. 또한 동남아 등지에 한국인 관광객과 기업들이 늘어나고, 무엇보다 우리나라 영화, 드라마, 음악에 대한 영향 때문에, 태국, 스리랑카 등 국립대학에 한국어 과정이 속속 개설되어 인기 학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외에도 그리스, 아르헨티나, 가나 등 의외의 나라에서 우리나라 영화와 드라마가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제3세계권에서도 한류의 기운과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어 닥치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비록 한 사람의 배우 때문에, 한 사람의 가수 때문에 세계 사람들이 스스로 우리나라로 모여들고, 한국어를 배우고 있지만, 어떤 연유에서든 우리나라가 세계인의 중심이 된다는 사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가 있다. 선교를 위해 영어를 비롯한 현지 언어를 배워야 하는 기독교인 입장에서 보면 놀라운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자신이 섬기는 우상을 위해 친히 한국어를 배우고 우리나라를 찾은 사람들을 억지로 붙들고 소위 도인들의 포교 방식으로 성급하게 기독교 신앙을 강요해 우리나라와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을 주거나, 한류열풍을 아전인수로 해석해 부작용을 양산시킬 필요는 없지만, 대중문화와 선교를 굳이 따로 생각할 이유도 없다.

 

그의 미소가 내 존재를 바꿔놓았어요. 그 사람 때문에 내 삶의 하루하루가 행복할 것입니다.”라며 눈물지었던 40대 일본 여성의 고백처럼, 자신과 동떨어져 있는 사람일지라도 진심으로 동경하면 그 미소만으로 인생은 변화된다. 만약 가 사도 바울처럼 성경책을 들고 복음을 전한다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하는 일본 중년 여성들과 그 자녀들과 일본과 세계는 어떻게 될까. 한류에 목메는 세계 팬들 앞에서 말없이 그저 미소 짓고 손을 흔들어 주는 기독 연예인들의 모습이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극소수의 그들에게 선교의 무거운 짐을 떠넘기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세계 속으로 뻗어가는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선전도 분명 우연히 찾아온 기회는 아닐 것이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거쳐 대중문화를 통해 끊임없이 우리나라를 향해 집중되는 세계의 주목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지 않도록 철저한 복음전략을 세워야 한다.

 

 

정은주 기자 / 기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