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대박의 축복VS 예수님의 팔복 

1987년 내가 박철수 목사님을 만난 것은 정말 뜻밖의 기회를 통해서였다. 1986년 말 내가 다니던 교 회 성가대헌신예배에 강사로 오셨던 김진홍 목사님(뉴라이트 운동의 기수가 되셔서 지금은 내가 가장 비판하는 입장에 서게 된 것 도 참 아이러니하다.)의 설교를 듣고 나는 정말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은 감격을 느꼈다. 그 이듬해인&nbsp1987 년&nbsp2월 우연찮게 집어든 신문에서 김진홍 목사님 연속 강좌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흘간 나는 그 강좌에 흠뻑 빠 졌다. 그 후 그 강좌를 주최한 단체인 겨자씨형제단에 바로 가입해 단체 대표이던 박철수 목사님과 인연을 맺었다.

매주 목요일마다 서울영동교회 지하방을 빌려 박철수 선생님(당시 우리는 그렇게 불렀다)은 성경강해를 하셨다. 나는 토씨 하 나 틀리지 않게 기록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도 적었다. 그리고 그날 밤 집에 돌아가 적어온 내용들을 다시 읽고 성경과 대조해가며 감 격하고 또 감격했다. 말씀의 깊이와 넓이, 그 능력에 흠뻑 빠지던 시절이었다. 

당시 나와 같은 기독청년들은 독재 정권 시절의 시대적 모순에 대해 고민하고 어떻게든 신앙 속에서 풀어보고 싶었지만, 기 성 교회에서 가르치는 메시지가 우리 시대의 고민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절절히 느끼며 번번이 낙심했다. 바로 그때 박철수 목사님 을 만났고, 그분을 통해 복음과 기독교 신앙이 온 세상과 시대를 어떻게 능력 있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 지금 와 서 생각해도 내가 한 시대의 탁월한 성경 선생 중 한 분에게서 직접 말씀을 배울 수 있었다는 게 얼마나 큰 은혜인지 새삼 감격한 다. 

그리고 목요일마다 말씀을 들으며 정성껏 기록했던 내용들이 훨씬 보강되어 하나씩 책으로 출판되었을 때 그 책을 받아들며 정 말 감동했다. 그 책이 바로 <성경의 제사>(1987년), <돈과 신앙>(1989년), 그리고 <축복 의 혁명>(1990년)이다. 

이제 <축복의 혁명>을 출판한 지도 벌써&nbsp17년이 지났고, 이 책이 절판된 후에도 간간히 찾는 독 자들이 있어 가슴 아프게 여기던 저자가 몇몇 후학들의 도움으로 작년 다시 재출판하였다(<뉴스앤조이> 펴냄). 그러나 들 리는 소식에 의하면 이 책도 이젠 더 이상 예전과 같은 호응을 얻지 못한다고 한다. 책 속의 예문만 조금 낯설 뿐 중심 메시지 는 지금에서야 더욱 현실적으로 들리는데도 예언자적 목소리를 듣기에는 우리의 귀가 너무 가려져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그것은 ‘축복의 혁명’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다. 사실 세상 모든 사람들 은 모두 복(福)에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복에 대한 관심(애착)도 유별나 수저에도, 대문이나 농짝에도, 방바닥에도, 베 개에도, 옷고름에도 ‘福’자가 쓰여 있고, 복조리, 복주머니도 있다. 그건 기독교인들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그리스도를 통한 우리 의 소망을 ‘복음’이라고 부를까. 

복의  개념을 혁명하라

그러나 문제는 복이 무엇이고 어떻게 추구하느냐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돈 많이 벌고, 건강하고, 높은 지위에 올라 출세 하고, 오래 살면 복이라고 한다. 문제는 그리스도인들마저도 이런 것들만을 복으로 알고, 인생을 걸고 추구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런 것들은 복이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 안에서 목적과 쓰임을 바로 찾을 때만 비로소 복이 될 수 있는 조건적인 것이다. 그래 서 아굴이라는 지혜자도 부와 가난의 형편이 하나님의 세례를 받아 다시 태어나기를 간구하였다(잠&nbsp30:7~9). 그러 므로 가장 중요한 복은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 안에서 인생의 의미와 소명을 찾아 그것을 수행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서 주시는 하나님의 위로와 힘을 체험하며,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서 맛보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서 아브라함, 욥, 야곱 의 예를 들어가며 그러한 원리를 증명한다. 그리고 우리는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진 팔복을 찾 을 수 있다. 그게 바로 복음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 기독교인들은 성경에 있고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복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여간해선 책을 읽 지 않고 당장의 필요에만 부응해주는 가벼운 책들만 읽는 얄팍한 독서 문화를 가진 한국 사람들. 하지만 기독교인들이라고 별다르지 않 다. 다니엘이 받은 복의 핵심이 마치 벼락출세에 있는 듯한 착각을 유발하는 <다니엘 학습법>, 멈추지 않는 복에 복 을 끊임없이 간구하는 <야베스의 기도>,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 마치 부자 되는 지름길인 양 가르치는 <주님의 은혜 로 부자가 된 사람들>,&nbsp30년도 더 된 로버트 슐러 류의 적극적 사고방식을 신앙인 줄 착각하게 만드 는 <긍정의 힘> 등이 모두 우리 시대 그리스도인의 마음과 생각을 혼란시키는 복의 교과서들이다. 

그러다보니 세상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기독교인들에게도 변함없이 존경받는 기업 인&nbsp1위다(‘빛과 소금’&nbsp2007년&nbsp2월호 참조). 아무리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지만 기 독교인들에게까지 유한그룹 고(故) 유일한 회장의 공동체적 기업가 정신보다 부자의 신화가 더 존경받는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이 런 유사 복들에 길들어져 있는 한국 기독교인들이 과연 세상을 하나님의 시선으로 바꿀 수 있을까? 

결국 이 책의 저자는 단순히 복이라는 개념을 바꾸어야 한다는 단편적 주장이 아니라, 우리가 믿는 신앙의 본질과 기독교가 무 엇인지를 정확하게 규명하려고 노력했다. 저자가 이 책의 화두로 제시한 ‘(축)복’이란 바로 우리의 신앙이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 가, 그래서 결국 우리가 믿는 복음은 무엇인가를 정직하게 물으라는 신앙고백을 주문한다. 

“자녀이면 또한 후사 곧 하나님의 후사요 그리스도와 함께한 후사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 야 될 것이다. 생각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롬&nbsp8:17~18) 

구교형/ 통일시대평화누리 사무국장 

뉴스 엔조이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