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 열풍속에 배여있는 천민자본주의  
 
누드 열풍속에 인간 수단화 현상이 난무한다 
 

자본주의의 타락한 형태를 우리는 천민자본주의(賤民資本主義)라고 한다. 이 천민자본주의의 그 논리적 근저(根底)에는 도덕성 이 결여되어 있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돈버는 데에는 윤리가 필요치 않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라는 의식이 그 저변 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민자본주의의 그 매커니즘안에는 물신(物神)의 힘을 얻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을 수단화시키려는 기제(機制)가 작동하 게 되어 있다. 그리하여 심지어 천민자본주의안에서는 거룩한 종교의 영역조차도 물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바뀌게 된다. 이처럼 우 리 시대의 물신주의(物神主義)는 모든 것을 변질시키고 수단화시키는 그 막강한 권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현상중 하나가 바로 근래 누드 상품화 열풍이다. 올해&nbsp10여명의 연예인들이 앞다투어 자신의 누 드 화보집을 상품화하여 그것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유통되면서 그 결과 수백만명이 접속, 수십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챙기 게 되었으며, 이러한 류의 누드 상품화가 연극, 무용, 뮤지컬 등 문화 영역 전반에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시대 의 성공코드는 '누드’라는 말까지 생겨나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현상은 성(性)의 상품화가 보편화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더 깊이 분석해보자면 우리 사회속에 인간을 철저하게 수단화해 버리는 천민자본주의의 정신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아무리 미사여구로 포장한다 해도 누드 상품화의 핵심은 '돈'이다. 그것을 위해 누드 생산 주체자는 '인격 (person)'을 도구화하고 '몸(body)'을 수단화시킨다. 그리고 누드 상품의 소비자 역시 누드를 상품화한 그 당사자를 자신 의 자아중심적인 쾌락을 위해 수단화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누드 상품의 제작과 소비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자들은 천민자본주의의 정신 과 야합하여 타자(他者)를 수단화할뿐만아니라 자신도 수단화되고 마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매커니즘하에서는 진정한 사랑의 관계가 파괴되어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대신 자신의 욕망을 위해 다른 사람 을 철저하게 이용하는 일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며 더나아가 타인을 소외시키는 몰인격성이 난무하게 되는 것이다. 

칸트는 "어떠한 이성적 존재라도 마치 자기가 자신의 격률에 의해 항상 보편적인 목적의 왕국에서 입법적 성원인 것처럼 행동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말하면서 한 인격을 수단으로 취급하지 말고, 목적으로 대할 것을 역설한 바 있다. 
즉 타인을 진정한 목적으로 여기지 않고 수단으로 대하는 문화속에는 인간의 존엄성이 발현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 리 사회가 서로를 목적으로 대하는 목적의 왕국이 될 때에 비로소 가치있는 윤리도, 참된 행복도 깃들게 될 것이다. 

양심은 우리가 목적의 왕국의 존엄한 일원으로서 아름답게 살아갈 것을 명하고 있다. 그러한 가치로운 삶은 우리가 타자(他者)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그리스도 닮은 그 사랑을 실천할 때에 비로소 가능하게 될 것이다. 
 

박상돈 목사 
 경희대 경제학과와 개혁신학대학원 신학연구과를 졸업하였고, 현재 총신대학원 기독교문화교육 과정을 전공하고 있으며 현 산본중앙교회 교육목사로서 청년들을 위한 문화 선교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