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조심의 주인공은 없단 말인가?   

2004년&nbsp4·15총선 두 주간을 지켜보면서 꼭 풍랑으로 요동치는 갈릴리 호수만 같다. 출발 시에는 노무 현 대통령 탄핵소추로 말미암아 열린우리당이 개헌선을 넘어서지 않는가 싶을 정도였다. 심지어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영남에서조차 열우 당은 맹위를 떨쳤다. 호남의 민주당은 폭우 후의 흙담처럼 와그르르 무너져 내렸다.

이처럼 열우당 독주가 주춤하기 시작한 것은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 카드를 빼들면서였다. 박정희 대통령의 딸로서 어떻게 십자 포화를 버텨낼까 했는데 "사람마다 다 시대가 있다. 아버지는 아버지의 시대에 가난을 물리쳤고 나는 내 시대에 아버지가 못 다한 민 주정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나왔다"는 말로 커버한 뒤 포지티브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들고 바람 탄 산불처럼 갈기를 넘실거리며 영 남 표밭을 삼킨 뒤 다른 지역으로 내달았다.

한편&nbspDJ의 민주·평화 정치를 잇겠다는 추미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의 삼보일배가 호남 표심을 다시 끌어 모 을 즈음, 열우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발언이 터지고 말았다. 그렇지 않아도 젊은 황색 바람에 걱정을 멈출 줄 모르던 장·노년층 이 일거에 돌아섰다. 거듭된 사과에도 불구하고 지지도 하락을 견디다 못한 정 의장은 투표일을 사흘 앞두고 무한책임을 진다며 출마까 지 포기한 채 당사에서 회개(?) 금식에 들어갔다. 

이 와중에 살금살금 약진하는 정당이 생겼다. 노동당과 자민련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영남과 호남의 지역성이 살아나면 충청도 도&nbspJP를 동정한다. 막내 동생쯤으로 생각하던 노동당의 지지율이 높아지자 열우당이 바짝 긴장하며 결국 선을 긋고 나 섰다. 왈, 여러분 초록은 동색이 아닙니다! 

금년 선거판도 관전 재미가 쏠쏠하다. 그야말로 캠페인 게임의 진수가 월척은 아닐지라도 손맛 수준은 충분하다. 허지만 강태공의 평생조심(平生釣心)을 확인할 수 있는 감격은 아직도 멀단 말인가. 그립다, 그 역사적 낚싯대가.  

김영우 목사 / 기독신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