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교회

김동호 목사

얼마 전&nbspKBS 텔레비전에서 한국 교회에 대한 비평적인 내용을 방영하였다. 물론 듣는 사람에 따라 느낌과 생 각이 다르겠지만, 나는 세상을 가르쳐야 할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다는 것이 부끄럽기는 하였지만, 그 내용이 크게 잘못 된 것이라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물론 편향된 시각과 관점에 의한 지나친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문제가 되리만큼 심각하게 왜곡되거나 편향된 것 은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의 선교대상인 세상과 세상의 사람들은 우리와 교회를 이렇게 보고 있고, 또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하 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방송이 있기 전부터 교계에서는 반발이 있었고, 정작 그 방송이 방영되는 날에는 적지 않은 교인들 이&nbspKBS 방송국 앞에 가서 시위를 하고 데모를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대규모의 시위 와&nbspKBS 시청 거부 및 시청료 분리 운동을 할 예정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대응이 오히려 교회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전에 만민중앙교회와 어느 기도원에 대 한 보도를 한 후 보여 졌던 것과 똑같은 모습이 연출됨으로써 우리 기독교가 기독교를 잘 알지 못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똑같은 집단으 로 오해 받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 가 걱정스럽다.
혹시&nbspKBS 방송국이 잘못된 방송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세상을 섬기고 선교하려고 하는 우리들에게 는 더 없이 귀한 정보가 아닌가? 믿음 없는 세상 사람들이 교회와 교인에 대하여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는가를 아는 것만으로 도 우리에게는 도움이 되고 유익한 것이 아닌가?
물론 교회가 세상을 무서워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교회는 세상 무서운 줄을 좀 알아야 한다. 우리 한국교회 는 너무 교만하다. 세상을 함부로 무시한다. 늘 세상에 대하여 말하려고만 한다. 가르치려고만 한다. 세상의 소리를 들으려고는 하 지 않고, 배우려고는 더더욱 않으려고 한다.

교회가 좀 겸손해졌으면 좋겠다. 세상이 교회를 꾸짖을 때 ‘어디 세상이 함부로 교회를 가르치고 꾸짖어?’하지 말고 그 꾸짖음과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는 겸손한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세상 무서운 줄 아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기윤실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