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장례식을 보고 / 맹목적 찬사 뒤 간과된‘가톨릭 오류’ 경계해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뉴스가 된 교황의 죽음과 장례식.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문객들의 발길은 로마 시민의 배가 더 되는 400만 명이었고 세계 정상급 지도자들만 250여명이 참여한 사상 최대의 장례식 행렬이었다.  

그의 죽음을 개신교 성도들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세계 평화와 인류의 행복을 위해서 26년 동안 120여 나라를 다니며 활동했다는 것에 대하여 경의를 표한다. 같은 종교인으로서 다른 종파의 지도자를 잃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과 애도의 마음을 가진다. 같은 하나님을 믿고 같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는 사람으로서 그의 죽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각각의 종말에 대한 생각을 깊이 가지는 계기가 되어 복음을 전파해야 할 성도들에게는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된 것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세계가 요한 바오로 2세 로마가톨릭 교황에게 거의 맹목에 가까운 찬사를 보내는 이 때, 우리는 로마가톨릭의 잘못된 신앙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어야 한다.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 뿐이다. 인간 누구도 교회의 머리가 될 수 없다. 교황은 교회의 머리가 아니다. 더구나 로마가톨릭이 주장하는 것처럼 베드로 사도권을 계승한 유일한 자리가 아니다. 성경 어디에도 그렇게 주장하는 말씀이 없다. 모든 말씀의 사역자들이 베드로 사도의 계승자들이다. 사도들이 가르쳐준 복음을 전하고 계시의 말씀을 맡은 이들이 사도적인 권위를 가지고 주께서 피흘려 세우신 교회를 돌보는 것이지, 교회 지도자들에게 권력 서열이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 종교개혁자들이 성직자와 평신도 계급의 구분을 반대하며 그토록 강력하게 주장하였던 만인제사장제도는 지금도 합법적인 진리이다.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중보자는 예수 그리스도 뿐이다. 인간 누구도 우리를 대신해서 기도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안에서 우리의 연약함을 따라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도우시는 성령의 위로와 인도하심 외에는 하나님께 바로 아뢸 수 있게 하는 길이 없다. 교황이나 신부나 마리아를 통해서가 아니라 주님의 공로 의지하고 직접 주 하나님께 아뢸 수 있는 것이다.  

교황은 교회의 머리가 아니라 주님의 종이어야 한다. 신부들 역시 중보자들이 아니라 양무리를 돌아보아야 할 목자들이어야 한다. 성모 마리아는 우리와 같은 인간이요 죄인이다. 성모 마리아 이름으로 기도하면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더 잘 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주의 말씀을 따라 신실하게 살다간 사도들과 수많은 교회 지도자들, 곧 ‘성인’의 공로로 우리의 기도가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교황과 같은 강력한 교회 지도자를 만들지 않는 것은 주님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교황 같은 이가 없어서 기독교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안하는 것이다. 주님은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섬기는 자가 되라고 가르치셨다. 교회의 머리가 되라고 한 것이 아니다. 철통같은 경비를 해야 하고 마치 신적인 존재처럼 추앙받아야 참된 주님의 일군이라고 가르친 것이 아니다. 교황도 한 죄인으로 살다가 죽은 하나님의 피조물이다.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를 입지 못하면 결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의 유일하신 머리이시니 어떤 사람이 그리스도의 대리자요 교회의 머리라고 하는 주장은 비성경적이요 사실에 근거가 없으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 욕을 돌리는 권리 침해이다’(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25장 6항).  

글=서창원 목사/삼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