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냄비와 성탄절 정신   

백금산 목사(예수가족교회) 

1891년 어느 추운 겨울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항구에서 배 한 척이 파선당하여 난민이 생겼다. 시 당국은 불황으로 인해 난 민들을 도울 예산이 없었다. 난민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다. 이때 이를 보고 안타깝게 여기며 도울 방법을 찾는 사람이 있었 다. 

구세군 사관 조셉 맥피였다. 갑자기 맥피의 머릿속에 영국 리버플 부둣가에 놓여있던 자선을 위한 ‘심슨의 솥’이 떠올랐 다. 맥피는 이 아이디어를 사용하면 난민을 도울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 다음날 즉시 당국을 찾아가 오클랜드 부둣가에 자선을 위 한 솥을 걸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아냈다. 맥피는 사람들이 많이 걸어다니는 곳에 ‘자선의 솥’을 걸어놓았다. 맥피는 이 날 모금 된 돈으로 난민들에게 따뜻한 스프를 꿇여 먹일 수 있었다. 현재&nbsp119개국에서 모금되고 있는 추운 겨울 ‘불우이웃돕 기운동’ 의 대명사가 된 구세군 자선냄비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1928년부터 우리나라에 등장한 구세군의 자선 냄비는 올해도&nbsp12월&nbsp4일&nbsp11 시 시청 앞에서의 시종식을 기점으로&nbsp12월&nbsp24일 자정까지 전국&nbsp75개 지역 에&nbsp194개가 내걸렸다. 나는 구세군의 자선냄비 속에서 성탄 정신의 중요한 한 단면을 본다. 구세군 자선 냄비의 붉 은색은 분명 십자가에서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붉은 피를 상징한다. 

왜 예수님이 태어나신 것일까? 성탄의 목적이 결국 십자가에서 완성된 것이 아니던가? 사도 바울은 “부요하신 자로서 너희 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을 인하여 너희로 부요케 하려 하심이라”는 말로써 성탄 정신의 진수를 보여준다. 붉은색의 자 선냄비에 불우이웃을 위한 사랑의 마음을 담는자는 자신이 알든지 모르든지 간에 성탄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자다. 

구세군 자선냄비에 지폐를 넣고, 동전을 넣는자마다 ‘나야 말로 지옥에서 영원한 형벌을 받아 마땅한 가난하고 비참한 불우 한 자인데 예수 그리스도의 무한한 공로와 자선행위로 내가 구원받게 되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감사하는 일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 까? 

자선은 내가 스스로 가난하게 되어 가난한 다른 사람을 부유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선은 분명 성탄절 정신, 십자가 정신의 가 장 구체적이며 가장 중요한 표현 방법 가운데 하나다. 비록 작은 실천이기는 하나 올해부터 성탄절 감사헌금은 전액 불우이웃돕기를 위 해 사용하려한다. 

이번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앞으로 성탄절마다 한국의 모든 교회에서 드려지는 성탄절 감사 헌금을 모두 모아 전액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만일 그런 날이 오게 된다면 성탄절마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으라’는 성탄의 찬송 소리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서서 삼천리 방방곳곳에 더욱 감동적으로 울려 퍼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