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지난 해를 뒤돌아보면 정말 ‘다사다난’ 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한 해 동안 국제적으로 전쟁, 테러, 사스, 핵문제 등 지구 촌 전체를 불안하게 만드는 일들과 국내적으로는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노동계 등 전 분야에서 우리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 는 일이 많았던 한해였다. 오늘 이런 우리의 현실들을 바라보면서 도무지 나라와 민족의 미래나 경제정의 실현, 온전히 선한 양심들 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정신적인 오한을 느끼며 신앙인으로 깊은 자괴지심(自愧之心)이 들기도 한다. 

20세기 성자로 세계의 양심으로 불려지는 간디는 급변하는 국내 정세를 보고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다음 일곱 가지가 우 리를 파멸시킨다. 원칙 없는 정치, 근거 없는 축제,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지식, 도의 없는 기업, 인간성 없는 과학, 희 생 없는 신앙이다.” 오늘 우리 시대와 일맥상통하는 말로 교훈으로 삼아야 될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은 새로운 각오로&nbsp2004년 한 해 새 출발을 다짐하고 시작하는 시간들이다.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역 시 기도를 들고 싶다. 하나님께서 이 나라와 민족 이 사회의 아픔을 고치시고 싸매어 주시는 새로운 한 해가 되도록 기도하자. 눈물 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라(시126:5)는 말씀을 기억하며 암울한 나라와 민족 이 사회를 위해 무릎 꿇어 눈물 로 기도의 씨앗을 뿌릴 때 희망의 미래가 열릴 것이다.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있다. 지금은 겸비하여 무릎을 꿇어야 할 때 다. 기도의 능력을 아는 자들이 먼저 꿇어 모범을 보이자. 

두 번째는 가능성을 바라보는 믿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새로운 한해가 되었다고 새로운 뭔가를 찾기에 앞서 신앙의 기본을 다 시금 바로 세우자.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는 믿음, 곧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고 하 는 믿음을 가질 때 역사는 이뤄지고 나아가 감사가 생기고 섬김의 능력이 돋아나며 그 위에 회복의 능력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세번째는 갈피를 못 잡는 이 시대에 희망을 주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시대적으로 희망보다는 절망만 안겨 주는 일이 많아졌 다. 이런 시대에 교회가 희망과 소망이 되어야 한다. 무엇으로 희망을 줄 것인가.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절망에서 희망 에 이르는 길은 하나님 말씀뿐이다. 그 이유는 하나님 말씀에는 원수나 스승이나 노인보다 더욱 뛰어난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어두 운 절망의 자리에 있을 때에 하나님의 말씀은 등대가 되고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는 빛을 우리에게 주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는 사람이 우선시 되면서 절망만 안겨 주는 이 시대에 교회가 먼저 말씀 앞에 순종하고 희망을 찾는 모범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네번째는 우리 기독교인들이 순종하는 마음과 착한 일을 행하는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요즘 시대는 도시는 도시대로 삭막하 며 농촌은 농촌대로 메말라 있다. 하나님은 이웃에게 나누며 돕고 사는 이에게 영적으로 큰 은혜와 복을 주시고 물질적으로도 풍성 한 복을 주신다고 약속하셨다. 나눔의 원리와 결과에 대해서는 예수님이 친히 본을 보이셨다. 주는 것은 축복의 원리요 하나님의 법칙 이다. 그러나 반대로 내가 소유하기만 하는 것은 세상의 원리요 사탄의 법칙이다. 

우리가 많이 나눌수록 더 큰 축복을 받지만 많이 소유할수록 더 많은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오늘날 교 회가 가지려고만 하기에 분쟁이 생기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을 잃어버렸으며 세상의 지탄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사실 많은 교회들이 음 으로 양으로 주변의 불우한 이웃들에게 좋은 일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지역을 벗어나고 계층을 뛰어넘어 이 사회와 이 시대 의 조류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바람이 되기를 바라고 싶다. 교회의 긍적적인 모습이 사회에 각인될 때 결국 그것이 하나님 께 영광 돌리는 일이며 세상 사람들을 교회 앞에 겸손하게 만드는 일이고 전도의 문을 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면서 목회자는 목회자대로 평신도는 평신도대로 한국교회가 이 사회와 국가, 이웃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 는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 금년에도 총선을 비롯해 북핵문제와 계속되는 테러, 자연재해 등 국내외적으로 굵직한 사건들이 많을 것이 란 전망도 없지 않다. 이러한 위기가 많고 불안한 상황에서 의롭고 흐믓한 소식을 많이 전하는 기독교인들이 될 것을 다짐하는 새 해 벽두가 되기를 바란다.
 
최병남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