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회자의 기도   


사랑하는 주님, 
사람에게 의롭게 보이려고 하나님을 잊어버렸던 
많은 순간들을 기억합니다. 

사람의 인정을 받는 것이 
어느 새 저의 최고 관심거리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기도하라고 성도들에게 가르치지만 
정작 저는 기도할 줄 몰랐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성경 연구를 게을리 하였고 
주님 만나기 전에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분주히 집을 나섰습니다. 

설교, 심방, 구역 공부, 그리고 제자 훈련은 계속 되었지만 
정작 그 안에 예수님이 계시는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엔가 느껴졌던 공허감..... 
기도가 메마르고 말씀을 읽어도 감동이 사라졌을 때 
비로소 예수님을 잃어버렸음을 알았습니다. 

내가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내가 사람들의 칭찬 소리에, 영광에 겨워하고 있는 동안 
예수님은 여전히 가시관을 쓰고 계셨습니다. 

내 명예욕의 허상 속에 헤메고 있을 때 
예수님은 여전히 십자가 위에서 고통스러워 하셨고 
하늘 보좌 위에서 울고 계셨습니다. 

오! 사랑의 주님, 용서하소서. 
목회자이기 이전에 성도가 되어야 했을 저, 
성도이기 이전에 정직한 인간이 되어야 했을 
이 큰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소서. 

주님 앞에 다시 부복합니다, 그리고 고백합니다. 

주님을 떠나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임을... 
주님을 떠나서는 한 줌의 흙에 지나지 않는 존재임을... 
주께서 주시는 생명을 받아야만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임을... 

주님 앞에 이제 다시금 결심합니다. 

일평생 기도의 제단에 불을 끄지 않기를... 
말씀 속에서 날마다 주님의 음성 듣기를... 
그리고 주님 앞에서 부지런하고 신실하기를... 
예수님 안에서 자아를 철저히 감출 것을...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는 
사도 바울의 고백이 나의 고백이 되게 하소서. 

영원히 크고 부드러운 주님의 손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