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데이 축제는 사탄숭배 악습

2003년 10월23일 국민일보 [특별기고―주계영]

유영대기자 ydyoo@kmib.co.kr

요즘 일부 학원에서는 학부모들에게 ‘10월31일에 핼러윈 페스티벌을 개최하니 다채로운 핼러윈 복장과 정성스럽게 포장된 캔디와 초콜릿을 보내달라’고 주문한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마녀복장,지팡이,사탕을 담을 플라스틱 호박 바구니,가발,삼지창 등을 준비하고 아이들은 벌써부터 들떠서 핼로윈 페스티벌을 고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모씨는 영어학원에서 ‘핼러윈 파티 분장을 준비하라’는 안내문을 받고 핼러윈 복장을 구하려고 수소문해 업소에 전화를 했더니 “물건은 있는데 하루이틀 사이에 없어지니 빨리 와야 구입할 수 있다”는 황당한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1990년대 초부터 외국 기업들이 들어오면서 시작된 핼러윈 축제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영어학원과 유치원은 물론이고 초·중·고교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각종 클럽이나 호텔에도 최근 눈에 띄게 핼러윈 파티붐이 일고 있다. 어쩌다 무분별하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핼러윈 데이는 사탄 월력으로 그들의 정월 초하루이다. 10월에 미국이나 유럽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시내 곳곳에 걸려 있는 해골 모형,관,험악한 얼굴 모양으로 조각된 둥글고 넓적한 호박,흉칙한 괴물 가면 등이 거미줄과 함께 집과 상점,은행,백화점 등에 걸려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모두가 핼러윈 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장식해 놓은 것들이다.

핼러윈 데이는 주전 500년께 태양신을 섬기던 아일랜드 켈트 족들의 사탄 숭배 제사행위에서 비롯됐다. 켈트 족들은 10월31일에 여름이 끝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이 날이 태양이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날이어서 1년 중 지상에 가장 음기가 많은 날이며 떠돌아다니는 영들이 난동을 부린다고 생각해 아주 두려워했다.

그러므로 이날 귀신을 공양해야 다음 1년을 무사히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 특히 드루이드 집단은 아주 폭력적이어서 이때가 되면 검은 옷과 검은 두건 차림으로 떼를 지어 횃불을 들고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다니며 처녀를 공양 받아 사람의 모양으로 지은 목조건물에 가둬놓고 불태워 사탄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때 만일 처녀공양을 하지 않고 저항하면 이들은 마을 전체를 불태우는 등 폭력적이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그들을 무척 두려워해 처녀를 바쳤다. 이 악습이 지금까지 모양만 바꾸어 재미있는 관습처럼 이어져 오는 것이 핼러윈 데이다.

핼러윈 축제는 해가 떨어지면서부터 시작된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기괴한 가면과 복장을 하고 집집마다 찾아 다니며 “트릭 오어 트리트”(trick or treat) 라고 외친다. 이것은 옛 드루이드들이 “바칠 것이냐? 아니면 보복을 당할 것이냐?”고 외치던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다. 그러면 집집마다 과자나 사탕을 준비했다가 그들에게 주는데 이것은 귀신에게 처녀를 공양하던 형태를 자연스럽게 사회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밤은 특히 속을 파낸 호박이나 순무 속에다 촛불을 밝히는데 원래 이 초는 처녀들을 불태워 죽인 후 생긴 인유(人油)로 만든 것으로 드루이드들은 집집마다 이 초를 켜게 해 ‘우리도 사탄을 숭배한다’고 하는 표시로 삼게 했다. 그러던 것이 사회화하면서 이제는 재미있는 풍습처럼 정착해 이날이 되면 집집마다 자연스럽게 호박 속에 촛불을 켜놓고 있다.

바로 이런 일들이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남이 하는 것은 다 신기하고 좋아 보여서 그러는 것인지,아니면 상술 때문인지 10월31일이 다가오면 백화점이나 상가나 번화가에 해골이나 박쥐 모형이 걸리고 거미줄이나 호박으로 장식을 한다. 특히 이날 밤에는 많은 사람이 가면을 쓰고 핼러윈 파티를 열며 기독교인까지도 핼러윈 데이가 어떤 날인지 잘 모르면서 파티에 참석한다.

이는 악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일로 성도들이 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의 도구가 되는 일이다. 그러므로 중세 시대에는 핼러윈 데이 밤에는 성도들이 교회에 모여 철야기도를 했다고 한다. 한국교회도 핼러윈 데이에는 아이들이 교회에 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원이나 유치원에서 얻는 것보다 많은 과자를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미국의 교회들은 이날 밤에 성인복장 콘테스트 등을 열어 아이들이 길거리로 나가지 않고 교회로 오게 한다.

성경은 “악은 모든 모양이라도 버리라”(살전 5:22)고 말씀한다. 신앙인은 이런 일을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 자기 나라의 좋은 절기도 모르면서 다른 나라의 죄 된 재미를 끌어들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사회를 더욱 어둡게 만드는 일이다.

주계영<한국가정문제개발연구원 원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