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미래, 영적 싸움에 달려있다   

점차 어둡고 조급한 마음이 늘어만 간다. 그것은 우리 교단에 속한 교회들뿐만이 아니라 오늘의 한국 교회를 두루 돌아볼 때 내일의 한국 교회를 염려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들이다. 

그 염려 섞인 생각들 중의 첫째는 과연 앞으로 기독교가 얼마만큼이나 성경적 토대를 견실히 유지하겠는가 하는 점이다. 성경 을 파고드는 각종 해설서와 강해서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판국에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지는 모르나, 오늘의 적지 않은 교회들 과 신자들로 자처하는 사람들이 ‘실제적인 삶’에서 성경적 준거(準據)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들은 그 이유가 있다. 

그것은 단순한 이론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의 삶 속에서 말씀과 삶의 격리감이 점점 커져 간다는 말이다. 성경의 절대적 진 리 됨을 믿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게토(ghetto)를 만들어가는 처지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러기에 기독교의 각 단체들 은 앞 다투어 연합이나 연합행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용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연합’과 ‘하나됨’ 의 의미에 우리가 지금까지 소중하게 받아들인 개혁교회의 교리적 진술을 간과하는 모습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신앙의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성경적 진리를 따라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만드는 것보다 더 소중한 ‘하나됨’은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둘째, 내일의 한국 교회를 짊어진 신학도들이나 젊은 목회자들의 경건에 관한 자세의 문제다. 

신앙과 신학은 뗄 수 없는 관계를 이루고 있다. 마치 행위와 말이 일치를 이루어야 하듯이 말이다. 따라서 신앙적 자세 는 곧 신학의 깊이와 그 내용의 진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입학에서부터 졸업에 이르기까지 신학도들의 경건에 관 한 강도 높은 훈련과 자기점검은 점차 강의실에서만의 수동적 지식획득과 독서보고서 제출, 또는 시험이라는 것으로서 대체되어가고 있다 는 것이다. 이 경건과 실천성의 문제를 점검할 체계적인 방안의 미약함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은 내일의 한국 교회 를 위한 미래의 헌신자들이 무엇에 강조점을 두어야 할 것인가를 예측하기에 적합하다고 할 것이다. 

셋째, 오늘날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온갖 매체를 활용하는 오늘의 현장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다가오는 유혹에 관한 것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설교내용 역시 수많은 매체를 통하여 너무도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설교의 내용은 속 깊 은 내면의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 설익은 모습으로 강단에서 그저 앵무새처럼 되뇌어지고 있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 다. 물론 모든 자료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만 있다면 오늘의 시대상황에서 지혜로운 태도가 되기는 하겠으나 문제는 그것이 신앙의 깊 은 인격적 차원을 요구하는 사람에게서 나와야 할 ‘말씀의 선포’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오늘 날의 이러한 모습은 미래의 지도자들에게 영적인 게으름과 눈멀음을 조장하는 유혹일 뿐이다. 

컴퓨터를 클릭하여 온갖 정보를 얻어 강단에 올라가는 것이 기도와 눈물로서 하나님을 대면하는 것을 대신한다면 과연 그러한 목 회에 어떤 신앙적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성령님을 통한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인격적 교제 없이 강론이 가능하다면 옛날 정 치인들이 말 잘하는 수사학자들을 동원하여 정치연설을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다는 말인가? 

오늘의 기독교는 외양으로는 온갖 수사와 화려함을 자랑하는 듯하지만 그 내면에서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외부와 의 전쟁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지도자들이 당면한 성경적 중심의 가치관을 이루는 일에 있어서의 결단을 요구하는 것이요, 오늘 의 시대적 흐름이 제공하는바 정보에 대한 유혹을 이겨내는 신앙적 결단에 있다. 

성령의 능력을 힘입는 단호한 헌신적 자세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독신문 김성길 목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