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교회 큰 목사…   
심욱섭 목사 (해운대제일교회) 

며칠 전에 우리 교회를 방문한 어느 선교사님으로부터 <큰 교회 큰 목사 이야기>란 책을 선물 받았다. 표지에 나 오는 목사님들의 사진을 살펴보았다. 얼굴만 보아도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대형교회의 목사님들이었다. 그 분들이 대형교회를 이루기까 지 흘린 수고는 이루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형교회는 결코 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또한 대형교회도 있어야 한다. 작은 교회 들이 할 수 없는 일들을 대형교회들이 할 수 있다. 실제로 대형교회들이 유, 무형으로 작은 교회들과 사회에 끼치는 공헌은 상당 히 많이 있다. 그 분들이 한국교회에 끼친 영향력에 대하여 나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 마음에 의문이 생겼다. <큰 교회 큰 목사 이야기>라니, 그렇다면 큰 교회를 목회하는 목사님들 은 다 큰 목사인가? ‘큰 목사’의 기준이 대형교회를 목회하는 것이라면 세상의 물량주의적 축복관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큰 교 회 이야기’라면 몰라도’큰 목사 이야기’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책에 기록된 목사님들의 인격을 보아 적어도 스스로 는 큰 목사라고 생각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성 프란시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성 프란시스의 제자가 어느 날 환상 중에 하늘나라에 갔다. 그곳에 높은 의 자가 있어서 누구의 것이냐고 물었다. 스승 성 프란시스의 자리라고 하였다. 제자는 슬그머니 질투가 났다. 그는 꿈을 깨어난 후 에 스승에게로 가서 물었다. “선생님은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성 프란시스가 말하기를 “이 세상에서 가장 악한 사 람이지” 제자는 그 말을 듣고 항의했다. “선생님의 대답은 위선이고 거짓말입니다. 성자인 선생님께서 악하다고 하시면 살인자들이 나 거짓 증거 하는 자들은 어찌합니까?” 이때 성 프란시스가 유명한 대답을 했다. “자네가 잘 몰라서 그런 것일세. 만약 내가 받 은 은혜를 다른 사람이 받았다면 나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있었을 걸세. 내가 얼마나 많은 은혜를 받고 사는 자인 줄 자네 는 잘 모르네” 

목회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되는 것이다. 큰 교회를 이룬 것도 하나님의 은혜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통하여 큰 일을 이 루신 것이다. 큰 교회를 이루기 위하여 내가 받은 은혜를 다른 사람이 받았다면 그는 나보다 더 큰 목회를 할 것이다. 사도 바울 의 고백을 들어보자. 바울은 주후&nbsp48년경에 쓴 갈라디아서에서 자신을 가리켜서 ‘사도 바울’이라 했다. 주 후&nbsp55년경에 쓴 고린도전서에서는 ‘나는 사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라 했고, 주후&nbsp63년경에 쓴 에 베소서에서는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자’라고 했고, 그 후에 쓴 디모데전서에서는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 라’라고 했다. 바울은 영적인 체험이 깊어질수록, 하나님의 큰 일을 하면 할수록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낮추었다. 사도 바 울이 큰 사도가 된 것은 그의 겸손 때문이다. 성 프란시스와 사도 바울 같이 진정한 큰 목사, 큰 일꾼들이 한국 교회에 넘쳤으 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