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화하는 테크노폴리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첨단 기술로 무장해 가고 있다. 이러한 첨단 기술로 무장된 사회에 직면하여 우리의 문화는 어디로 갈 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린 아이들의 장난감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는 첨단 기술은 남녀의 결합 없이 돼지 자궁에서 아기 를 출산시키는 데까지도 적용될지 모를 일이다. 또한 그런 첨단 기술은 인간의 활동을 매트릭스 안에 가두어놓고 뇌로만 움직이도록 통 제할 것으로도 판단된다. 

이에 대한 위험을 닐 포스트먼은 테크노폴리란 말로 경고한다. 그는 테크노폴리라는 말을 통하여 기술이 신격화되고 모든 권위 를 독점하는 문화적 상황을 고발하는 것이다. 이제 인간은 기술에 전권을 내어주고 그 기술의 노예 상태로 전락하는 문화적 상태에 직 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는 여전히 하나님을 말하고 있지만 지금 세상 사람들은 기술을 신격화하며 기술이 제시하는 새로운 규범 과 목적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테크노폴리의 상황에 대해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한 마디로 말하자면 하나님만을 구호로 요란하게 떠들지 테크노폴리의 논리를 극복할만한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구현하고 있지 못하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소명이다. 날로 진보한 첨단 기술로 무장해 가는 이 세계에 대 한 인식과 그에 대한 대안적 태도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급하다. 테크노폴리의 절박한 현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적절한 진단과 함 께 올바른 처방이 나와야 한다. 

테크노폴리의 상황은 세계의 추세이다. 이 흐름을 거스리기는 쉽지 않다. 여기서 우리 그리스도인이 취해야 입장은 테크노폴리 의 상황을 거부하거나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그런 흐름을 잘 파악하여 그에 대한 정확한 현실을 이해하 고,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그 첫 걸음은 하나님의 우주적 통치에 대한 깊은 통찰을 가지고 테크노폴리의 의미를 직시하는 것이 다. 테크노폴리의 등장은 죄 많은 세상에서 필수적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은 인간이 바벨탑을 쌓았을 때 발전시킨 경영능력 과 기술력에 대해서 하나님 자신도 막을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하셨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인정을 넘어 그 다음에 할 일은 대처다. 이에 대해 원리적인 것만을 말할 수밖에 없는데, 원리의 제시에 맞게 테크노폴리의 상황을 대처하는 것은 각기 다른 테크노폴리 상황에 직면해 있는 개인이나 집단의 몫이기 때문이다. 

포스트먼이 제시하고 있듯이, 신격화되고 모든 권위를 독점하는 기술을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위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역 량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테크노폴리를 극복할 수 있는 기본이라 생각된다. 바꾸어 말해서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함에 있어 테크노폴리 의 상황을 문화적으로 도구화하자는 것이다. 

도구화가 문제 해결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에 대한 역량 키우기는&nbsp21세기 복음 사역의 성패를 가늠할 시금석이다.  

기독신문/ 박양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