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라 

지난해 말 우리는 우리사회의 저변을 흐르고 있는 민심의 일단을 실감나게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가졌었다. 그것은 대통령 선거에 나타난 이변성과 사회민심의 외면과 내면의 흐름을 정확하게 표출시킨 현상이다.

이번 대선에 나타난 국민의 욕구는 한마디로 변화였다. 기성세대들이 서로가 변화를 목말라하고 있으면서도 타성에 젖고 변화 의 물결에 휩쓸리기를 주저하고 엉거주춤하고 있는 동안 변화의 물결은 젊은층의 세대들로부터 물꼬를 트게 만들었다. 

젊은이들이 선거판에 나선 이유
그들은 우리사회가 이제는 변화할 때가 되었다는 강한 메시지를 남기며 거리를 누볐다. 그 마음들을 우리는 추운 날씨에도 두 여중생 추모물결에 휩쓸려 서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지금 우리는 오늘의 이 젊은 세대들이 우리사회를 향해서 무엇을 원하고 기대하고 있는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지금까지 선 거사상 젊은이들이 이번처럼 전면에 나선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거리로 나섰으며 왜 행동으로 옮겼으며 왜 선거판에 뛰어들 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것은 한마디로 변화의 욕구에서 출발한다. 오늘 젊은세대들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왔다. 그런데 그 변화에 둔감한 기성정 치인들과 기성세대들의 구태의연함에 그들은 더 이상 머뭇거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것은 비단 우리사회의 모습만은 아닐 것이다. 우 리 한국기독교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밖에 없는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성도들은 누구인가 
오늘 목회자들은 매주 교회에 모여드는 성도들에게 설교를 한다. 그러면 그 모여드는 청중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이 변화하는 세상의 한복판에서 그 변화를 주도하는 일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전문인들이다. 

그런데 그 변화의 주인공들 앞에서 목회자들은 매주일 설교를 하고 있다. 그러면 그 설교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그것은 역설이기도 하지만 그 설교자들은 한결같이 시대의 변화에 가장 둔감한 사람들이다. 

그 둔감한 시대적 안목과 의식에서 나오는 설교와 대화에서 오늘의 청중들은 과연 무엇을 느끼며 무슨 공감을 하며 교회의 문 을 나설 때는 어떤 생각을 하며 돌아갈 것인가. 그들은 공감 안되는 설교와 숨막히는 교회구조 그리고 권위적 신앙체계 등 오늘 교회 가 안고 있는 이 모순된 환경에서 두발을 걸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왜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가
주&nbsp5일 근무제가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안위했던 교계의 안일한 의식이 이제 파고치며 밀려오는 물결처 럼 본격적으로 교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늘 젊은 커풀들은 금요일 오후가 되면 퇴근과 함께 서울 근교 스키장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 직장으로 곧바로 출근해 버린다. 이미 그 스키장에도 간이식 교회는 존재한다. 그곳에서 간단히 예배를 드리면 한주간 마음 편하게 얼마든지 지날 수 있게 된다. 
오늘 교회는 이같은 세태풍조를 재빨리 읽어나가야 한다. 머지않아 교회를 등지는&nbsp386세대와 젊은이들을 붙잡기가 더 어려워 질 것이다. 

교회를 이해 못하는 젊은 세대들 
오늘의 세대는 교회안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들과 갈등의 요인들의 원인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연합기관의 통합이 왜 안되 는지, 교단과 교파가 왜 나뉘어져야만 하는지, 목사와 장로가 왜 갈등을 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교회는 왜 시대의 변화에 그렇게도 둔 감한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그런 모습들이 진정한 신앙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러기에 그들은 마지 못해 교회를 떠나야하는지 모른다. 새해는 우리사회가 더 무서운 기세로 변화의 물결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또 자기혁신의 요구도 더 거세어질 것이다. 새물결에 합류하지 않으면 떠나가는 젊은 세대들을 영영 붙잡을 수 없는 결단이 요 구되는 한해가 될 것만은 틀림없을 것 같다. 새해에는 바로 이 변화하는 시대를 재빨리 읽고 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오히 려 그 변화를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변화의 조타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기독교 연합신문 / 이정익목사(신촌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