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執着)이란 병은 영안(靈眼)을 멀게 한다

 집착(執着)이라는 말은 마음에 새겨두고 깊이 마음먹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집착이라는 말은 고집(固執)이라는 말로 도 해석할 수가 있는데 이는 어떤 개념이나 행동이 마음속에 남아 똑같은 형태로 반복되어 나타나는 것. 그 밖의 다른 개념이나 행동 의 출현은 억제된다. 

 그리하여 집착이라는 병에 걸리면 장기를 둘 때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차 떨어진다. 차  하고 훈수를 한다. 그 때 장기 를 두는 본인은 말하기를 "내기 장기인데 가만히 있지 못하느냐"고 화를 낸다. 그런데 훈수꾼 눈에는 장기가 잘 보이는데 내기 장기 를 두는 사람은 내기라는데 집착하여 내기에 마음이 걸려 있기 때문에 잘못을 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은 알 수 없고 자기의 차가 떨어지 는 것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어디에 마음이 걸려(집착)있으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범부(凡夫)혹은 범인(凡人)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마음을 닦지 않은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는 욕심을 말하는데 자기 욕심에 집착되면 시험을 불러들이면서도 그것이 자기의 탓이라고 하지 않고 타인의 탓으로 돌리다가 결국 사망 을 초래하는 것이다(약&nbsp1:14-15). 언제나 욕망에 이끌리어 명예에 집착하면 자기합리화에 명수가 되어 욕망을 이 루려는 수단으로 신앙을 앞세워 겉만 포장하여 당위성을 주장하지만 이는 집착이란 병에 걸린 사람들의 한결 같은 태도이다. 진정한 신 앙인(信仰人)은 헛된 것에 집착하는 것이 없게 사는 것이 진실한 신앙생활인 것이다. 
 
 발람이 돈에 집착하니 천사가 나타나 칼을 들어 죽이려고 해도 보이지 아니하는 것은 집착이라는 병이 영안(靈眼)을 멀게 하 였기 때문이다. 다윗이 남의 부인에게 집착하다보니 영안이 멀어 앞으로 다가올 하나님의 진노를 보지 못하였다가 결국에는 엄청난 징계 를 받고 말았다. 아간이 물질에 집착하여 후에 다가올 죽음은 보지 못하였다가 가족과 함께 모두 죽고 말았다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 는 우리들에게 큰 교훈을 주지만 우리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예사로 보아 넘기는 것이다.

 오늘의 우리들은 겉으로는 총회와 기관을 사랑한다는 구실을 내세우고 속으로는 그 무엇에 집착되어 고집스럽게 매달려 병적 인 결과를 보이는데 정말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총회는 교회의 공동체인데 한 사람의 집착으로 빚어지는 불행한 결과보다 여 러 사람의 화합으로 원만하게 공동체가 운영되어야한다. 개인적인 욕구에 집착되었으면서도 총회라는 공동체를 사랑하는 것과 같은 이 중 인격적인 속셈을 들어내서는 아니 된다는 말이다.

 바울은 말하기를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 났나니 저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 게 하는 직책을 주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저희의 죄를 저희에게 돌리지 아니하시 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하였다(고후&nbsp5:18-19). 여기서 우리라는 것은 바울과 그의 동 료들 뿐 아니라 전체 기독교인을 가리킨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누구라도 하나님과 화해했다면 그는 화목하게 하는 직책을 맡은 자로 서 수직적으로는 하나님과 화목해야하고(고후&nbsp5:20) 수평적으로는 이웃과 화목해야 하고 수직적으로는 아직 화해의 은 총을 모르는 자에게 그리스도 사랑을 전해야 한다.

 여기서 바울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 있어 적대적 관계 또는 화목한 관계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내용이 죄였음을 밝히고 있 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죄의 문제를 인간 스스로 해결하도록 버려두지 않으셨다. 이것을 달리 표현하면 하나님께서 인간의 죄 문제 에 직접 간여(干與)하셔서 인간이 의롭다함을 받을 수 있게 되었음을 말한다. 그러므로 화목하게 하는 직책을 성도에게 부여하셨듯 이 본 구절에서는 그 직책 수행의 내용을 가르쳐 주고 있다.

 그런데 화목을 해치며 자기욕구에 집착을 드러내면서도 총회를 위한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아니하는 태도이다. 그 무엇에 집착 하면 병적인 행동을 유발하는데 자기의 집착된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서는 전체의 뜻보다는 자기 개인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수단 과 방법을 가리지 아니하고 전체의 분위기를 험악하게 깨뜨리는 것은 생각지 아니한다. 이것이 집착이라는 병에 걸린 사람들의 행동이 기 때문이다.

 마음을 비우면 영안이 열리고 영의 세계를 볼 수 있고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있으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선견지명 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결코 자기 욕심에 이끌려서 집착이라는 병 때문에 자기의 욕구를 충족시키겠다는 병에 걸리면 그 다 음에는 상식 밖의 일을 거침없이 하면서도 겉으로는 대의를 위하는 척하는 이중인격자가 되는 것이다. 집착이라는 병은 고질적인 병이 다. 우리 모두는 이병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집착은 병이다. 병은 죽음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해야하겠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이성을 잃지 말고 나만이라도 총회를 사랑하여 교단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인정받 아야 할 것이다. 내가 아니면 아니 된다는 의식을 가지고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려는 불 신앙적인 행동으로 많은 사람을 실망시키지 말 고 내가 필요한 사람이 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아 일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지 필요 없는 사람이 필요 한 사람처럼 착각하여 안하무인격으로 해보겠다고 나서는 교만함을 버려야 할 것이다. 속으로는 자기의 욕구에 집착되어 있으면서 무엇 을 위하여 자기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겉포장으로 사람들을 기만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윤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