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 이야기   

‘수초대라도 물 색깔이 너무 맑으면 포인트로서 제 구실을 할 수 없는데 밀생한 침수수초대의 경우 물 색깔과 관계없이 입질이 잦은 편이다.

이밖에 수초, 수몰 나무, 돌무더기가 함께 있거나 여러 가지 수초와 장애물이 혼재해 있는 곳도 좋은 포인트다.

붕어는 산란 중엔 극도로 예민해져 먹이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므로 호황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여러 차례 나눠 산란을 하 기 때문에 부분산란을 하고 잠시 쉬는 놈들도 있다. 수심 얕은 상류 수초대 보다는&nbsp1.5m 전후의 수심을 보이는 후 미진 골자리나 저수지 중류대가 붕어의 휴식처이자 포인트다. 경계를 풀고 다소나마 먹이활동을 하는 저녁 시간을 노리는 것도 좋 다….’

뜬금없이 무슨 엉뚱한 기사가 실렸느냐고 의아해 할 지도 모를 일이다. 

위의 글은 어느 신문에 실렸던 ‘붕어 낚시에서 포인트 잡는 법’이란 글을 부분적으로 발췌한 것이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망중한(忙中閑)을 즐길 겨를 없는 나로서는 낚시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을 접할 기회가 없지만, 가 끔&nbspTV를 통해 얼핏 대하는 강태공들의 정성(?)은 지극하다 못해 감동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한 편의 시나리오를 읽 는 느낌이었다.

하찮은 붕어 한 마리를 건져 올리기 위해서 이다지도 세심한 배려와 해박한 지식이 요구되고,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 여 한 올 한 올 아이들의 옷을 뜨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준비해 가는 낚시꾼들을 통해, 우리 성도들이 모방 학습을 해야 할 필요 를 절실히 느낀다.

사람을 낚는 어부의 역할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지상명령이자 축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어부’들은 준비된 마음과 장비, 그리고 무엇보다 ‘고기’에 대한 철두철미한 연구와 분석, 게다가 고기 주변의 여러 가지 환경을 고려하지 않으면 성공적인 ‘낚시’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먼저, ‘준비된 마음’이라 함은 우리에게 허락하신 심령들을 사랑하고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이라 하겠다. 고기를 건지는 목적 이 어부의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닐진대, 고기가 안전한 곳에서 맘껏 헤엄치며 다닐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시켜 주는 것이 어부 의 마음이라면 우리는 그늘진 곳에서 신음하고 있는 영혼들을 긍휼히 여기시는 주님의 사랑을 충분히 공유하여야 하리라.

‘준비된 장비’라 함은 낚시꾼에 있어 가장 중요한 낚싯대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 낚싯대에 대한 신뢰 없이는 제대로 된 낚시 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동감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도 우리와 예비시켜 두신 영혼들을 이어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성령님 의 도우심을 확신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가서야 할 것이다.

‘연구와 분석, 환경 고려’에 대한 것을 실감하기 위해 낚시와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보고는 그 방대함과 섬세 함, 그리고 해박한 자연 생태에 대한 지식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언젠가 어렸을 때, 친구들과 같이 바닷가에 낚시하러 갔다 가 비싼 지렁이를 물려도 내 낚싯대에는 미동도 없었던 이유를 그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을 정도니까.

우리 성도들이 한 영혼을 주님 앞으로 인도하기 위해 과연 얼마나 많은 연구와 분석을 했는지 스스로 물어보자. 이제 우리 의 전도도 달라져야 한다. 한 마리의 고기를 위해 물의 온도, 물의 흐름, 물의 색깔, 물의 깊이, 물 속 환경까지도 종합적으 로 검토하고 준비하는 낚시꾼의 마음을 본받자. 

정연철 목사 / 기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