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세속화는 현세주의 세계관에 뿌리   

한국의 세속화 현상과 한국 교회의 세속화의 기초에는 한국의 전통문화가 있다.

한국의 세속화 현상은 한국의 현세주의 세계관의 현상적 실체이다. 서구의 세속화 신학이 기독교 국가의 침몰에 따른 대안적 작 업으로 제기되었고 과학 시대의 현대인들에게 새롭게 제시된 ‘비종교화’ 논리에 따라 전개된 반면에, 한국의 세속화 현상과 한국 교회 의 세속화는 근본적으로 초월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개념을 철저하게 내재화시켜온 우리의 현세주의 세계관에 따른 것이다. 한국인과 한 국 교회의 세속화는 무교와 유교 문화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만큼, 그리고 그 문화는 우리의 핵심 세계관을 형성케 하였기에, 항 상 우리 삶 속에, 심지어는 우리 교회 속에 잠재하고 있다. 이 땅에 여러 종교가 유입되었지만 모두 이러한 소위 ‘종교적’ 개념 은 현세의 관심의 연장이거나 현세의 기복적 형태, 그리고 포용적인 종교다원주의적 접근을 취하게 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 다. 그래서 초월의 세계에 대한 기대, 혹은 종말론적인 삶 등에 대해서 열의를 가지고 생각한다거나 그러한 종교적인 것의 신비를 갖 기 보다는, 그 신비를 단순화하기를 즐긴다든지 내재화 구도 속에서 철저하게 실용주의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 즐거움을 누렸다. 이 는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사회 윤리적 연구 및 실천에 관심을 적게 갖도록 하였고, 기독교의 사회화 혹은 탈종교화에로 나아가게는 하 지 않았지만, 종교의 세속화를 지속하게 하였던 것이다. 

탈 종교적이거나 교회의 사회화라는 측면에서는 아니지만 우리 민족은 종교적 이념을 내재화시키고 실용주의적 견지에서 ‘세속화’ 를 지속하였다. 물론 다른 의미에서의 세속화, 즉 종교적 가치를 타락시킨다는 측면에서 한국 교회가 실용주의적 접근을 계속한다면 그 러한 의미의 세속화로 더욱 나아갈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기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