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시대의 영적 질서 창조 


마이클 해머는 21세기를 가리켜 위험과 불확실이 지배하는 시대라 했다. 규칙도 없고 무질서가 난무하다. 경제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다. 정치는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지금 지독히 혼란스러운 혼돈(chaos)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그 터널이 얼마나 긴지, 얼마나 굴곡이 심한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불안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혼돈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도 아랍도, 독일도 이스라엘도 예외가 아니다. 테러문제는 미국과 아랍의 관계를 교착상태에 빠뜨려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유엔의 기능마저 힘을 잃고 있다. 빈부격차와 가난의 문제는 온 세계가 지혜를 모아 풀어야 할 난제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기업조차 불안하다. 기업이 안정되지 않으면 실직자는 늘어나고 취업기회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세계 각 곳은 지금 잘 나가는 외국기업을 모셔오기에 혈안이다. 중국과 아일랜드는 이 부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런 판국에 우리나라는 있는 기업마저 지키지 못하고 있다. 외국기업들이 문을 닫고 국내기업도 줄줄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기업이 떠나고 나면 더 혹독하고 매정한 현실이 기다린다는 사실이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한다.

경제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우리의 원망은 쉽게 지도자를 향한다. 지금 우리는 경제적 혼란과 정치적 혼란이 맞물려 혼돈의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럴 때 우리는 ‘내 탓’을 하기보다 ‘네 탓’을 하기 쉽다. 도산 안창호는 우리 민족은 지도자를 격려하고 키우기보다 거꾸로 치어 지도자 못되게 하는 민족이라며 슬퍼한 바 있다. 이것이 우리의 민족성이 되어서는 안 된다. ‘네 탓’이라 손가락질 할 때 다른 세 개의 손가락은 나 자신을 향해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전도서 10장은 전체적으로 우리로 하여금 우매자가 되지 말라고 권고한다. 지혜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은혜롭지만 우매자의 입술은 자기를 삼킬 만큼 우둔하기 짝이 없다(전10:12). 그래서 ‘심중에라도 왕을 저주하지 말며 침방에서라도 부자를 저주하지 말라’(전10:20) 하였다. 어렵고 혼란할수록 남을 원망하기보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그리고 혼란에 빠진 이 나라를 위해 기도의 눈물을 뿌리자.

카오스시대에 생각나는 질문은 “공룡은 왜 소멸했을까?”하는 것이다. 소행성과의 충돌, 화산 폭발과 지진, 기후변화, 별에서 뿜어내는 가스, 노아의 방주 사건 등 주장도 각각이다. 이 모두는 가설이다.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공룡으로서는 큰 혼란을 겪고 공멸했다는 사실이다. 카오스를 이겨내지 못하면 인간도 멸망할 수 있다.

도요타가 침체된 일본을 일으키며 세계적 자동차 회사로 부각되는 데는 도요타의 '경영마인드'가 작용하였다. 그들의 경영마인드는 한 마디로 “이러면 안 되는데” 라며 내일을 앞서 생각하고 철저히 변화해 나가는 것이다. 카오스이론의 나비효과에 따르면 아마존 강의 나비 한 마리의 날개 짓이 텍사스에 폭풍을 일으킨다. 하나님은 공허하고 혼돈한 세상에 질서(cosmos)를 창조하셨다. 이 카오스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현실에 불만하고 남을 향해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한 마리의 나비가 되어 “나부터, 지금부터, 작은 것부터” 열심히 날개를 퍼덕이는 것이다. 작은 몸짓이지만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하나님은 그것을 놀라운 파장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이다. 하나님은 지금 혼돈을 변화시킬 우리의 결단 있는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님의 창조사역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땅을 향한 그분의 사역에 동참할 때 우리는 카오스가 질서로 바뀌는 경이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양창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