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년, 한국교회가 가야 할 길   
김성길 목사·시은소교회 

해방&nbsp60주년을 맞는 광복절이 엊그제 지나갔다. 당시를 겪고 지금을 살아가는 노세대들의 감회는 그 어느 때 보다 남다를 것이며 변화의 질감에 회한이 느껴질 것이다. 

금년 광복절은&nbsp60주년이어서 그런지 유난히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행사들이 많았던 것 같다. 분단 이후 남 쪽에서 처음으로 남북의 인사들이 함께 모여&nbsp8·15 기념행사를 갖고 하나 된 민족과 통일을 열망하는 목소리가 높았 던 것 같다.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남북통일 축구를 시작으로 이산가족들이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아 화상을 통해 만나고 제주해 협으로는 북한 배가 지나갔다. 곧이어 경의선과 동해선이 금년 안으로 연결되고 백두산 관광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뉴스도 들렸다. 비 록&nbsp6자회담이 결실을 이루지 못하고 미뤄진 상황에서 가진 남북의 공동행사지만 같은 민족으로서 아직도 많은 우려의 변 수들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기대와 우려의 현실속에 비추어&nbsp1945년 해방 전후 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떠했는가. 

해방 당시 한국사회는 물론이고 한국교회는 신사참배의 후휴증과 함께 자유, 진보, 정통주의의 신학전 논쟁과 여기에 신비주의까 지 겹쳐 혼란한 상황을 겪고 있었다. 해방 전 우리 한민족이 무력감에 젖어 있었다면 한국교회 역시 어두운 험로를 지나고 있었 다. 내선일체를 내세우는 일제의 박해도 절정을 이루는 시기였으며&nbsp2차 대전의 발발로 많은 외국인 선교사들마저 한국 을 떠나야 했던 암흑기였다. 선교사 철수 후에는 일제의 사주로 교파통합이 시도되면서 신사참배를 주도했던 인사들을 중심세력으로 기독 교 식민화 운동이 추진되기도 했으며 일부 교단에서는 일본에 아부하려는 움직임을 공공연히 드러내기도 했다. 

해방 후에도 한국사회와 교회는 이념과 분파로 매우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 남북 분단과 전쟁, 지독한 가난을 극복하고 많 은 위기를 넘기면서 오늘의 모습을 일궈냈다. 그러한 결과 이제는 최첨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를 놀라게 하고 한국교회는 세 계선교&nbsp2위국으로 부각되면서 차기 세계교회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교회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의 어두웠던 한국교회의 형편과 오늘날의 상황을 비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세계의 역사나 우리 민족의 흘러온 과거 를 볼 때 교회가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방황 하거나 세류와 야합할 때 어려움이 있었으며 국가나 민족의 위기도 닥쳐왔다. 지 금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에 대비하지 못하고 안주하고 있는 감이 없지 않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최소한 이 나라와 사회, 문화에 대해 선도하지 못하고 뒤에서 시류를 따라가고 있다. 양적 성장에 관심 이 높아지면서 교인 수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고, 대도시의 교회 집중화로 인한 교회간 빈부격차, 도시와 농어촌 교회의 부조화 등 후 휴증과 역효과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교회의 사명중 하나인 화합의 소리를 내는데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나라가 지역감정과 집단이익을 따라 사분오열돼 도 이를 선도하지 못하고 관망하거나 오히려 편승하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한국교회는 이제 내리막이거나 서구 교회의 전철을 밟아가고 있다는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해방 이후 한국사회 발전과 함께 해 온 것처럼&nbsp60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사회의 등불이 요, 희망이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제 자리를 지켜 왔고 아직까지는 하나님 중심의 철저한 보수신앙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 문이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신앙의 전통과 유산을 얼마나 잘 살리고 개혁해 나가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 은 아니다. 

현재 우리는 완전한 해방을 이루지 못하고 진행중이다. 한국교회 역시 해방을 이루지 못했다. 나라는 분단되고 신앙의 전통 이 한쪽은 단절된 어찌보면 더 삭막한 상황에 처해 있다. 한국교회는 이에 대한 책임과 사명의식을 더욱 확고히 가져야 한다. 안으 로 화평을 이루며 이 사회와 민족의 지표로써 우뚝 서나갈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하자.  

기독신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