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탈진 


목회자들은 새벽기도회로 시작해 심방과 전도,결혼식과 장례식 등의 대소사는 물론 성도들의 갈등을 해결해 주고 가장으로서의 짐 을 져야 하는 슈퍼맨이다. 또&nbsp1주일에&nbsp50시간 이상 일하며 간혹 휴식과 운동부족으로 육체가 쇠약해지 고 가족관계가 소원해질 뿐 아니라 영적생활에 고통을 받기도 한다. 


목회자의 업무시간은 일반인들과 달리 구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성도들의 고민을 들어주기 위해 전화기는&nbsp24시간 대기조다. 문제는 목회자들이 사역에 전념하다보면 언젠가 탈진 현상이 찾아오는 것이다. 


탈진이란 문자 그대로 힘과 기운이 완전히 빠져 정서,신체,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피로와 무력증을 느끼는 것이다. 목회자가 탈 진상태에 이르면 사역에 대한 의욕을 잃고 신체의 질병,부부간의 갈등을 초래하므로 건강한 사역자가 되려면 스트레스를 해결할 수 있 는 나름대로의 비결을 지녀야 한다. 


심리학자들은 스트레스가 한계선을 초과할 때 자신에 대한 환멸,자기비하,냉소적 태도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를 알 리는 위험 신호는 △자신이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일을 시도해 정작 중요한 일을 처리할 시간이 부족하다 △끊 임없이 자신에 대해 가혹한 압박을 가한다 △항상 자신이 뒤쳐져 있고 최고가 되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을 느낀다 △습관적으로 오래 앉 아 일한다 △일을 일찍 마치고 귀가하면 죄책감을 느낀다 △집으로 걱정거리를 가지고 간다 등이다. 


탈진자들은 주로 ‘마르다 콤플렉스’에 빠진 완전주의자들이 많다. 마르다 콤플렉스란 마르다가 예수님을 대접하기 위해 분주하 게 음식을 준비하느라 예수님의 말씀 듣기를 소홀히 한 것을 비유한 것으로 목회자들이 성도들을 돌보느라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하 는 상황을 의미한다. 


탈진은 남을 도와주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원인은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달갑지 않은 사람들과 함 께 일하면서 겪는 갈등,급변하는 환경,자존감이 낮거나 완벽주의적 성격,지식의 고갈,심리적 부담감,영적갈등 등을 겪다보면 소명은 점 점 시들해진다. 특히 겸손하면서도 강력해야 한다는 것,종이 되면서도 지도자가 돼야 한다는 상반되는 심리 사이에서 에너지를 소진하기 도 한다. 


어떻게 이 탈진을 극복할 수 있을까. 마가복음&nbsp6장&nbsp31절에 “따로 한적한 곳에 와서 잠간 쉬 어라”고 한 것처럼 예수님 자신도 한적한 곳에 가서 쉬셨다. 전문가들은 가끔 여행을 즐기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시간을 보낼 것 을 권면한다. 또 식사 수면 운동 등에 좋은 건강습관을 만들고 일과 가정을 분리하며 배우자 또는 친구들이 포함된 정서적인 모임 을 만드는 것도 바람직하다. 


뿐만 아니라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거절할 것은 거절하고 마음에 분노를 쌓아두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머와 웃음을 잃지 않고 의도적으로 노래를 즐겨 부르는 것도 한 방법이될 수 있다. 


한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깊이 있는 영적 생활로 스트레스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영적 깊이는 탈진의 해독제 가 된다. “여호와께서 그 백성의 상처를 싸매시며 그들의 맞은 자리를 고치시는 날에는 달빛은 햇빛 같겠고 햇빛은 칠배가 되어 일곱 날의 빛과 같으리라”(사&nbsp30:26) 매일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과 영적훈련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면 목회자 뿐만 아니 라 평신도들도 삶의 투쟁에서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지현기자&nbsp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