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관리와 삶의 질  

 

  벤자민 프랭클린이 경영하는 서점에 한 사나이가 들어와 책을 고르고 있었다. 그리고 점원에게 책값을 물었다. "이 책 얼마입니까?" "2달러입니다." "얼마나 깎아줄 수 있습니까?" "저희 서점은 정찰제입니다." 그 때 프랭클린이 외출에서 돌아왔다. "프랭클린 씨, 반갑습니다. 이 책을 조금 싸게 해 주실 수 없습니까?" "2달러 50센트에 드리겠습니다." "점원은 2달러라고 했는데 2달러 50센트라니요." "조금 전엔 2달러였습니다만, 지금은 2 달러 50센트입니다." "농담이시겠죠. 얼마에 주시겠습니까?" "3달러에 드리겠습니다." "아니 갈수록 올라가는 책값도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돈보다 시간이 더 귀하기 때문에 시간을 끌수록 책값을 더 받아야 합니다." 주인의 뜻을 알아차린 사나이가 3달러를 내놓자 프랭클린은 "제 뜻을 알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늘은 정가대로 드리겠습니다."라며 1 달러를 돌려주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이제 사람들은 본격적으로 시간의 의미를 묻고 자신에 맞는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지금 서점가에 선 시간에 의미를 찾는 책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빠름, 느림, 일하는 시간, 노는 시간, 아침, 점심, 저녁 등 시간의 가치가 무엇이며,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신드롬을 일으킨 ‘아침형 인간’ 열풍을 이은 ‘아침형 인간2’가 나왔다.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난다는 빌 게이츠 등 성공한 사람들이 모두 아침형 인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설득력 있게 들렸다.

 그런데 이에 대한 반발로 저녁형 인간도 경쟁력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퇴근후 저녁 시간을 잘 활용해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담은 ‘퇴근 후 3시간’ ‘저녁형 인간’ ‘아침형 인간 강요하지 마라’란 책도 선보였다. 저녁이 줄 수 있는 아름다움과 즐거움에 대해 강조한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에 맞는 시간이 따로 있다며 결국은 자기 사이클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집중형 인간‘ ‘정리형 인간’ 등 어느 때이건 일은 집중해서 정리해가면서 해야 효과적이라는 주장하기도 한다. 그 반면에 아예 시간에 강박관념 없이 사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대충형 인간’도 좋다는 말이 있다.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잘못이고 남의 시간을 빼앗는 것도 잘못이다. 성공한 기업가치고 늦잠 자는 사람 없고, 성공한 학자치고 세월 허송하는 사람 없다. 우리가 말하는 삶의 질이란 외형적 조건으로 형성되거나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삶을 엮어나가는 주인공의 인격과 삶의 수준이 어우러질 때 형성된다. 다시 말하면 잘 먹고 잘 사는 표피적 사건만으로 삶의 질을 품평하는 것은 대단한 잘못이다.


시간은 달력과 시계로 재려고 하지만 시간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느 지점에서 그친다는 것을 추측할 수 없고 자로서는 물론 잴 수가 없다. 시간은 흔히 돈으로 비유하지만 돈이나 금으로는 못사는 귀중한 것이다. 시간을 가진 자가 생명을 가진다. 고로 시간을 선용하면 생명을 늘이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재능과 자원이 있어도 이것을 활용할 공간인 시간이 없으면 일을 성취해 나갈 수 없다.시간은 순간이다. 그래서 그 순간을 붙잡지 못하면 분실물이 되고 만다. 시간은 일회적이다. 어제와 오늘이 다 같이 24시간이지만 그 시간의 질은 다른 것이다. 시간은 계속되지만 어느 시기에는 시간 내에서 자기가 이루어 놓은 결과에 따라 심판을 받는다. 그러므로 시간을 가진 자는 시간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된다.


 어떻게 해야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가? 첫째, 해야 할 일을 작성하라. 하루 스물 네 시간 동안에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빠짐없이 기록하고 아울러 해야 할 일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시간계획표를 만드는 방법도 유익하다.  둘째, 우선순위에 민감해라. 일이란 차례차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만이 아니다. 오히려 엎친데 겹친 격으로 여러 가지 일이 한꺼번에 쳐들어 올 때가 많다. 그때마다 우리는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셋째,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라. 일과 일 사이에 혹은 일을 마치고 난 다음에 남는 시간이 있다. 특별히 할 일도 없기에 어영부영 지내기 일쑤인데, 가능하다면 이 같은 자투리 시간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