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참배를 하지 말아야 하는가?

지금은 우리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기도할 때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한국과 중국 등 인접 아시아 국가에는 광복절이 자, 일본의 패전일인&nbsp8월&nbsp15일 오전&nbsp10시에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가서 참배를 했습 니다. 이에 대해 주변국의 강력한 반발이 잇따랐습니다. 

그렇다면 왜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참배를 하면 안 됩니까? 

도대체 야스쿠니 신사는 어떤 곳입니까?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도쿄 지요다구[千代田區]에 있는 일본 최대의 신사로 현재 일본에는&nbsp8만여 개에 신사가 있는데, 그 중에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전역의 신사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큰 신사입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직후인&nbsp1869년 막부(幕府) 군과의 싸움에서 숨진 영혼을 '호국의 신 '으로 제사 지내기 위해 건립된 것으로서 태평양전쟁 전몰자&nbsp246만여 명의 위패 안치한 곳이기도 합니다. 야스쿠 니 신사는 말 그대로 '나라를 편안하게 한다.'라는 뜻으로서 호국신사이자 황국신사로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몰자를 호국의 영 령으로 제사하고, 여기에 천황의 참배라는 특별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전쟁 때마다 국민에게 천황숭배와 군국주의를 고무, 침투시키 는 데 절대적인 구실을 하였습니다. 또 전몰자들은 천황을 위해 죽음으로써 생전의 잘잘못은 상관 없이 신(神)이 되어, 국민의 예배 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젊은이들은 '야스쿠니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전쟁터로 떠났을 만큼 모든 가치의 기준을 천황에 대한 충 성 여부에 두었고, 따라서 야스쿠니신사의 제신(祭神) 원리는 국민의 도덕관을 매우 혼란하게 만들었습니다. 천황을 위한 죽음은 대부 분 명분 없는 침략전쟁에서의 죽음이었기 때문에 일본 군국주의는 이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로 신화의식을 조작해 야스쿠니신사를 탄 생시킨 것입니다. 

전쟁이 끝난 뒤 연합군총사령부는 야스쿠니신사의 호국적 성격을 알고 단순한 종교시설과 순수한 전몰자 추도시설 중 하나를 택하 라고 일본에 강요했지만 일본은 종교시설을 택하였고 야스쿠니신사의 특수한 기능인 전몰자 추도시설 기능을 완전히 박탈하지는 못하였습니 다. 

1947년 일본은 신헌법에서 정교분리를 규정한 뒤에도 야스쿠니신사가 종교 시설이자 전몰자 추도시설임을 인정하였고,&nbsp1960년대 말부터는 야스쿠니신사를 국가의 관리 아래 두자는 법안을 계속 제출하였습니다. 

비록 여론에 밀려 번번이 실패하기는 하였지만, 갈수록 이러한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하였고, 급기 야&nbsp1978년에는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한&nbspA급 전범&nbsp14명의 위패가 합사되 는 일이 발생하자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보수 우파 세력은 'A급 전범은 연합국이 일방적으로 규정한 것일 뿐, 일본 국내법상으로는 범죄자가 아니 다'라고 주장하는 등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부채질하였고, 일본 정부 역시 후생성이 중심이 되어 민관합동기구가 결정한 일일 뿐이라 고 발뺌하였습니다. 

그리고&nbsp1985년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가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공식 참배하였 고,&nbsp2000년에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가,&nbsp2001년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 純一郞] 총리가 공식 참배하는 등 일본 군국주의의 망령을 부활시키고 있어 주변국뿐 아니라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2001년 현재 야스쿠니신사에는 총&nbsp246만여 명의 전몰자의 위패가 안치되어 있고, 일본 육군의 아버지로 불 리는 오무라 에키지의 동상, 대형 함포 등 각종 병기,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神風] 돌격대원의 동상, 전함 야마토의 특대형 포 탄, 군마와 군견의 위령탑, 제로센[0戰] 전투기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쟁 유물과 전범의 동상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 로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야스쿠니신사의 상징인 흰 비둘기가 평화를 의미하는 것과는 반대로, 전시물들은 전쟁과 전투의 의미를 부 각시키고 있어 전쟁박물관인지 신사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갖고 야스쿠니 신사이기에 일본 총리가 공적으로 이 신사에서 참배하는 것이 주변국가들의 반발을 살 수밖 에 없는 것입니다. 그것도 일본의 압제를 받다가 해방된 광복절 기념일에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도저히 용납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nbsp2001년 취임 이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기는 매년 한차례씩 모 두&nbsp6번째입니다. 하지만 종전기념일 참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은 주변국의 반발을 고려해 이날을 피해왔습니 다. 또 현직 총리가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를 참배한 것은&nbsp1985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당시 총리 이 후&nbsp21년만입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nbsp2001년 자민당 총재선거 때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 신사 를 반드시 참배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다음 달 퇴임하는 그는 재임 중 공약을 지키기 위해 참배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 다. 그러기에 고이즈미 총리는 이달 들어 기회 있을 때마다 "공약은 지켜져야 한다" "언제 참배하더라도 비난 받는다"라고 하면 서 참배 강행 의사를 피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 등 인접(隣接)국가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이 같은 행보를 일본의 과거 군국주의(軍國主義)로 회귀하려는 속 내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 참배 자제를 촉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주변국의 이와 같은 요청을 무시한 고이즈미 총리의 이 날 참배 강행은 한국과 중국 등과의 관계 악화는 물론 국민들의 반일(反日)감정을 한층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대해야 합니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참배하는 것은 "독일이 히틀러의 제단을 만들어 놓고, 정부의 수반이 매년 한 번씩 그 곳에 가서 참배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므로 마땅히 중지되어야 하고, 반대를 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 신앙 차원에서도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결코 용납하지 못할 죄악입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침략 전쟁 의 화신들을 우상으로 섬기는 곳입니다. 일종의 전쟁 신을 모신 이 곳을 일본은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정책적으로 아시아 침략 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는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하지만, 이 일본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 떤 면에서 국내에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 우리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더 많이 기도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들의 과제이고 우리가 마땅 히 해야 할 일입니다. 

저는 정치인도 아니고 정치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한 그리스도인으로서, 한 목회자로서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나라와 민 족을 위해서 기도할 때라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애국(愛國)이라는 것은 그렇게 거창한 것에서부터 출발 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애국(愛國)이란 나라를 위해서 기도해는 것이라는 생각합니다. 우리의 조국인 대한민족이 빨리 정치적으로 나,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자주국가로 온전히 이룰 수 있는 힘있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자유와 인권과 사랑 이 있는 평화로운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저는 정교분리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 총회의 정책을 존중합니다. 전통적으로 한국 기독교는 정치 참여하는 일에 매우 소극적 인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이는 복음주의의 전통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예수님은 나라와 교회를 분리하셨고 둘 다 인정하셨습니 다. 그러나 어느 시대나 나라가 교회를 지배하는 독재정권은 망했으며 교회가 나라를 지배하면 타락했습니다. 나라와 교회는 서로 인정 하고 협력하고 함께 백성의 편이 되어야 살 수 있습니다. 

과거 역사에 보시면 교회가 나라를 지배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교회가 나라를 다스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중세기에는 교회가 나 라의 왕을 임명 하던 시대였습니다. 또 거꾸로 나라의 지도자들이 교회의 지도자들을 임명하고 교회를 사사건건(事事件件) 간섭하는 그 런 역사의 암흑시대도 있었습니다. 이때에는 철저하게 정교분리가 요구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말이 결코 그리스도인들이 정치를 외면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어서 안 됩니다. 정치라는 것은 외면할 수도 없 고 또 외면해서도 안 됩니다. 정치에 적극적으로 하여 데모를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말 씀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광복은 결코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어 광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 로 하나님의 은총이요 축복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을 위하여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애국운동을 하고, 신앙운동을 하 고, 기도운동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결코 우연으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광복절 제61주년을 맞이한 우리들 로서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더 많이 기도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어려운 역사적 시련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바로 지금은 분명 나라를 생각할 때입니다. 바로 지금 은 나라를 위해서 기도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기도하는 당연한 일입니다. 구약 성경의 여러 곳에서 이스라엘 민 족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에 기도했던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사무엘 선지자를 중심으로 한 미스바의 회개 운동, 에스 더와 모르드개를 중심한 금식기도 등은 우리에게도 절실하게 요청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