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사랑의 시대

백금산 목사(예수가족교회)

요절말씀:“너는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러 사람들의 자기를 사랑하며”(딤후3:1~2상)

바울 사도는 말세의 여러 특징을 말하면서 첫 번째로 ‘자기사랑’을 말한다. 바울의 이 진단을 들으면 정신이 번쩍 든다. 오늘 우리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자아사랑’이기 때문이다. 

20세기를 ‘심리학의 세기’라 부를 정도로 특히 20세기후반 부터는 ‘자아사랑’과 관련된 ‘자아산업’이 성행하고 있다. 학교나 기업을 막론하고 우리 시대는 자아상, 건전한 자아상과 부정적인 자아상, 참 자아와 거짓 자아, 외적 자아와 내적 자아, 자아실편, 자신감, 자아존중, 자기 잠재력 개발, 자아용납, 자기용서 등 온통 ‘자아’ 관련 용어들로 넘쳐난다. 

이렇게 ‘자아’가 각광받게 된 것은 프로이트, 아들러, 융과 같은 정신분석학 계열의 심리학자, 왓슨, 파블로프, 손다이크, 스키너와 같은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을 거쳐 에릭슨, 칼 로저스, 매슬로우 등의 인본주의 심리학이 20세기 인간관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의 자유의지를 강조하며, 인간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로서 자아실현 욕구를 인간의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파악하는 ‘인본주의 심리학’은 오늘날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잠재력 계발운동, 자기계발 산업’의 이끄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본주의 심리학은 인간의 타락으로 인한 ‘죄성’, 즉 인간은 근본적으로 ‘전적으로 부패한 존재’라는 생각을 거부하고,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입장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반성경적이고 비기독교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교회 안에서조차 이제는 설교, 전도, 제자훈련, 소그룹, 상담 등 교회 내의 모든 활동에서 ‘긍정의 힘’, ‘내면치유’, ‘적극적인 사고방식’, ‘말한 대로 된다, 상상한 대로 된다’ 등의 용어로 넘쳐나고 있다. 현대 복음주의가 심리학에 물든 증거들이다. 

왜 이런 자아사랑이 문제가 된다는 말인가? 자아사랑은 성경의 자아관과 상반되기 때문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지만 인간의 죄로 인한 부패성을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현재 죄성을 가진 자아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태도는 ‘자아사랑’ 아니라 ‘자기부인’이어야 한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명하신 윤리를 한 마디로 말하면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다. 그렇다면 ‘자아사랑’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서 가장 많이 벗어난 말세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