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받으시는 예수님

-진희성목사/영남신학대학총장

마태복음 4 : 1~11



1999년 11월, 중앙일보가 한국정신문화연구원과 공동 주최한 ‘나의 20세기’체험기록 공모전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엄혜정 씨의 “시험”이란 글에 의하면, 그는 유치원 때부터 대학교 졸업 때까지 총 410회의 다양한 시험을 치루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 학창시절 가장 싫었던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면 대부분이 ‘시험’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신앙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데, 이러 저러한 ‘시험’이 다가오면 우리는 낙망하고 좌절됩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을 잘 한다는 말은 시험을 잘 극복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신앙생활 자체가 곧 시험과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시험은 아무에게나 있는 것이 아니라 중생을 체험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자에게만 찾아오는 독특한 사건입니다.

본문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사건입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성령에 이끌리어 마귀에게 3가지 시험을 받으신 사건입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왜 시험이 오며, 우리에게 온 시험을 어떻게 극복하고 승리해야 하는지를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1. 은혜가 충만할 때, 시험을 받았습니다.



본문 1절을 보면 “그때에 예수께서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가사”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그때에’란 그리스도의 수세 사건 직후를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시면서 성령을 충만히 받으셨고 광야에서 40일간 금식기도로 무장을 하셨습니다. 영적으로 완전하게 무장을 받았고 헌신의 자세를 준비하셨습니다. 이만하면 영적으로 완전하게 준비된 상태입니다. 이 정도로 무장을 하면 사단이 질려서 접근도 못할 것 같은 데 오히려 사단은 예수님을 시험하는 절호의 찬스로 이용하였습니다. 흔히 성도들은 믿음이 부족하면 시험도 많고 믿음이 좋으면 시험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 여러분, 사실은 이와 정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즉, 믿음이 적으면 시험도 적고 극단적으로 믿음이 전혀 없는 불신자들에게는 시험도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단은 불신자에게는 아예 시험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시험은 성령 충만하지 못하여 약하여 졌을 때에만 오는 것이 아닙니다. 시험은 기도하지 않고 나태 속에 있을 때에만 오는 것이 아닙니다. 시험은 영적으로 최절정기에 있을 때에도 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고린도전서 10:12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메시야이셨기에 더욱 혹독한 시험을 통과하셔야만 했습니다.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은 사명의 크기와 시험의 크기는 비례한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면서 시험이 클수록 더욱 큰 믿음과 기쁨으로 극복해 나가는, 그리하여 하나님이 크게 쓰시는 그릇으로 나날이 성장해 가는 성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2. 말씀으로 이기셨습니다.



사단의 시험에 대해 주님께서는 어떻게 대적하셨습니까? 먼저 4절을 보면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떡을 가지고 시험하는 사단의 유혹에 대한 주님의 응답으로 신명기 8:3에 기록된 말씀입니다. 또한 6절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뛰어내리라”는 사단의 시험에 대해 주님은 신명기 6:16의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치 말라”는 말씀으로 답하셨습니다. 그리고 9, 10절의 사단의 마지막 시험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사단아 물러가라”는 단호한 말씀과 함께 오직 하나님만을 경배하고 섬길 것을 분명히 선언하셨습니다(10절). 

성도 여러분, 주님은 사단과의 일체 불필요한 대화도 하지 않으시고 오직 기록된 말씀만을 방패로 삼아 사단을 대적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들도 사단의 유혹을 물리치고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섣부른 생각이나 경험 등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방패로 삼아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으로만 무장하고 말씀을 가지고 사단을 대적하여야 합니다. 오늘도 강력한 운동력으로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십시오(히 4:12). 그리하면 능히 사단의 시험을 물리치고 승리하는 기쁨을 누리시게 될 것입니다. 



3. 천사가 주님께 와서 수종들었습니다.



11절 전반절을 보면 “이에 마귀는 예수를 떠나고”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즉, 마귀는 예수님을 세 번에 걸쳐 유혹했으나 예수님께서 말씀으로 대적하자 더는 어찌하지 못하고 물러간 것입니다. 이는 사단의 시험과 유혹이 항상 계속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해 줍니다. 마귀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된 성도를 결코 어찌하지 못합니다. 또한 11절 후반절을 보면 “천사들이 나아와서 수종드니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사람이 시험당할 때 홀로 두지 아니하시고 돕는 자를 보내어 사단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게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이 사단과 맞서 영적 싸움을 하고 있을 때 절대로 홀로 버려 두고 방치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이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땀을 흘리며 사투하고 계시는 그리스도를 천사들이 도왔다고 하는 성경의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눅 22:43). 또한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 뿐만 아니라 우리 성도들을 위해서도 섬기도록 천사를 보내신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히 1:14).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 여러분은 이 땅에서 사단의 유혹과 고난이 올 때 절대로 마음이 약해지거나 상심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며 성령이 여러분을 인도하시고 천사들까지 돕고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 오늘 본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단의 유혹과 시험을 완전히 물리친 통쾌한 승리의 기록입니다. 

본문을 통해 우리 성도들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시험을 받은 것은 내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좋은 증거이며, 신앙생활을 잘 하면 잘 할수록, 더 많이 하면 많이 할수록 더 시험을 많이 당하게 되는데 이것도 내 신앙이 성장되었음을 증명하여 주는 증거가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본문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말씀으로 이를 완벽하게 물리치셨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승리는 비단 예수 그리스도만의 승리가 아니라 오늘 우리 성도들의 승리에 대한 약속과 보장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성도 여러분께서는 사단의 유혹과 시험이 올 때마다 본문의 말씀을 통해 주님과 같이 말씀으로 승리하며 하나님의 위로와 상급을 풍성히 받으시는 그리스도의 군사들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