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 고후 6:1∼2  

황승기 목사(부총회장, 대전남부교회) 

본문에서는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 했다. 교회에서 은혜를 받아야 한다는 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금식기도회, 목숨을 건 40일 기도회 등 은혜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려는 이들도 많다. 좋은 것이다. 그러나 본문에는 아주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  

‘헛되이’란 말은 헬라어로 ‘케노스’인데 ‘내용 없는’, ‘쓸데없는’이란 뜻으로 ‘헛되다’를 의미한다. 다시말해 참 이해와 거짓을 분별하여 참 된 은혜를 받을지언정, 헛되거나 근거 없는 것들을 받지 말라는 뜻이다. 잘못된 곳에 갔다가 그릇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호세아서 4장 6절에는 ‘지식이 없어 백성이 망한다’고 했다.  

오늘날에도 여기저기서 이적이 일어난다, 성경해석을 아주 새롭게 한다하여 자신도 망하고 교회를 어렵게 하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신명기 23장에도 보면, 예언과 이적이 행해진다. 악한 자들도 악령을 힘입어 기사를 행할 수 있다. 이런 일이 생기는 건 하나님이 우리를 연단하고 구별해 내시기 위함이다. 따라서 우리는 영 분별의 은사를 받아야 한다. 참 거짓을 분명히 분별해 아무리 놀라운 일일지라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뜻은 ‘잘 간수하라’는 뜻이다. 교회 앉아 있을 땐 은혜 받은 것 같은데 집에 가면 없어지는 건 곤란하다. 결심과 은혜를 그대로 가지고 가라. 쏟는 건 안 받은 것과 동일하다. 간수하는데 주의사항이 있다. 섭씨 100도에서 물이 끓는데 계속 유지하려면 계속 끓여야 하며 물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그것처럼 꼭 해야 할 게 있다. 뜨겁게 기도해야 한다. 또 계속해서 말씀을 묵상해야 한다. 그러면 읽는 중에 지금까지 못 깨달았던 것을 깨닫게 된다.  

받은 은혜를 사리사욕에 쓰지 말고 이웃을 위해 쓰자. 그러면 하나님께서 꼭 새롭게 채워 주신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은사를 효과적으로 쓸 때 하나님이 채워주신다는 것을 믿자. 우리는 주를 기쁘시게 하기 위해 힘쓰는 자들이다. 땅에서 주님을 위해 애쓰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하나님께서 다 기억하셨다가 상급으로 보상해 주실 것이다. 은혜를 받았는가? 무엇이든지 하나님을 위해 쓰라. 그러면 반짝반짝 빛이 날 것이다.  

세 번째 은혜를 받았다는 말은 열매를 맺으라는 말이다. 열매 없는 나무는 찍어 내 버리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은혜 받은 것은 나타나야 된다. 어릴 적에 등잔불을 많이 썼다. 불이 작아질 쯤 되면 아버지께서 석유를 부으셨는데 그러면 조그만 불꽃이 다시 커지며 살아난다. 농사철에 모를 심으면 때로 누렇게 뜬 모들을 보게 된다. 거기에 비료를 쓰면 누렇던 모들이 어느새 새파랗게 달라진다. 이렇듯 은혜 받지 못한 심령 속에 은혜가 들어가면 변화가 일어난다. 고린도후서 5장 17절에서 ‘새로운 피조물’과 같은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은혜를 받으면 얼굴에 광채가 난다.  

우리 모두가 새 모습으로 돌아가자. 목사 장로가 변화돼 돌아가야 교인들이 보고 이번 기도회가 대단했구나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고린도교회는 싸우면서도 서로 다 은혜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않고 능력에 있다. 전에 시무했던 교회가 부임직전 둘로 분열되는 아픔을 겪게 됐다. 심각한 상황이었기에 걱정도 많았다. 그러나 그 교회는 거짓말처럼 화평을 이루게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님의 은혜가 그들 안에 임하니 화합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얼마전 거대한 규모의 교육관을 기공하게 됐다하여 참석하고 돌아왔다. 하나님의 은혜로 화평을 이루니 오늘날 큰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이처럼 능력은 이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죄를 이기는 능력, 유혹을 이기는 능력, 선을 행하는 능력이 곧 이적이다. 삼손은 힘이 대단했지만, 죄 유혹을 이길 힘은 가지 못했다.  

그럼 어떤 열매가 맺히는가?  

첫째, 기쁨의 열매가 맺힌다. 은혜를 ‘카리스’라 한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날마다 지켜 주신다는 약속을 받았다. 따라서 염려가 없다. 항상 기뻐하라는 은혜 받은 사람만이 가능하다.  

둘째는 감사다. 은혜란 어원은 감사란 말과 매우 유사하다. 최고의 은혜는 감사다. 은혜 받았다 하면서 하나님께, 이웃에게 감사하지 못하면 은혜가 아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두 아들의 장례식 때 하나님 앞에 10가지 감사기도를 드렸다. 은혜를 받았기 때문이다.  

셋째는 평강이다. 바울 서신을 보면 언제나 인사가 나온다. 은혜와 평강은 불가불의 관계다. 은혜 받으면 하나가 된다. 왜냐하면 평강에는 조화의 뜻이 잇기 때문이다. 4파트로 구성된 찬양대의 찬송은 단조로운 독창보다 횔씬 아름답다. 일곱 색깔 무지개는 단색보다 더 아름답다. 그것은 화음과 색이 잘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인 것이다. 교회 안에도 다양한 계층이 있다. 이들이 은혜를 받으면 조화를 이루게 되어 보다 아름다운 모습을 갖게 된다. 이렇듯 평강은 평화요 건강이며 조용해 진다는 화합의 의미가 있다.  

은혜 받으면 병든 육신과 교회와 사회와 국가가 건강해 진다. 참 은혜를 받자. 받은 은혜를 쏟지 말고 잘 간직하고 이웃에게 전하는 우리 모두가 되자.  

대한예수교 장로회 목사 장로회 설교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