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케 하시는 성령님

-정성진목사/ 일산 광성교회-

시편 51:1∼13



성령의 사역은 곧 하나님의 존재양식입니다. 성령님은 구약에서 우주창조사역에 참여하시고 족장들과 사사들과 왕들과 예언자들을 통하여 역사하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탄생으로부터 공생애와 부활에 이르기까지 성령께서 함께 역사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일하고 계십니다.

성도들과 함께 일하시는 성령님은 확신을 주시고, 거듭나게 하시고, 세례를 주시고, 인치십니다. 그뿐 아니라 성령님은 우리의 삶 속에 구체적으로 개입하셔서 말씀하시고, 가르쳐 주시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해 주시는 인격적인 분이십니다. 또 우리의 연약함을 도와주시고, 우리의 육적 행실을 제어하셔서 성결케 하십니다.

성경에서 성령님의 상징으로 바람(요 3:8), 물(요 7:37­39), 불(행 2:3), 비둘기(요 1:32), 기름(요일 2:27)이 나타납니다. 이 상징들은 공통적으로 깨끗하게 하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비둘기는 순결을 상징하고, 불은 더러운 것을 태우고, 물은 씻는 역할을 하고, 바람은 먼지를 날려 버리고, 기름은 정결케 하는 등 모두 깨끗케 하시는 성령의 사역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표제어에 나타난 대로 다윗의 일생 중 가장 큰 죄를 범한 후 나단 선지자에게 책망을 받고 회개하며 지은 시입니다. 다윗은 연약함을 가진 인간이었으나 동시에 영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죄가 스스로 씻을 수 없는 큰 죄임을 깨닫고 진정으로 회개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고 있습니다.

본문 말씀 속에서 성령님께서 역사하셔서 깨끗케 하시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1. 성령이 임하시면 죄를 토하게 하십니다(1­6절).



‘사람이 죄 짓고는 못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죄를 품고 살면 악한 마귀에게 사로잡혀 어두움 속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습니다.

고등학교 학생 3명이 가게에 들어가 도둑질을 하다가 주인에게 들키자 칼로 찔러 죽이고 달아났습니다. 경찰이 지문을 채취해 조사를 했지만 우리나라에 그런 지문을 가진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건은 미궁에 빠진 채 6년이 지났습니다. 한 수사관이 새로 부임해서 인계 받은 업무 속에 그 사건을 보고 다시 지문을 조사하다가 범인을 발견했습니다. 6년 전 고등학생이었던 범인들이 성년이 되어 주민등록을 할 때 지문을 찍은 것이 등록되었기 때문에 발각된 것입니다. 체포된 이들이 털어놓기를 “비가 오는 궂은 밤이 되면 그 때 생각이 나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차라리 속이 후련합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사람이 죄를 품고 살아간다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습니다. 시편 32:3에 “내가 토설치 아니할 때에 종일 신음하므로 내 뼈가 쇠하였도다”라고 죄를 품고 있을 때에 괴로움을 다윗이 고백하고 있습니다. 나단의 책망을 들은 다윗은 “대저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가 주께만 범죄하여 주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사오니” 사람들의 눈을 다 속여도 불꽃같이 감찰하시는 하나님의 눈을 속일 수 없었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또한 다윗은 “주의 목전에서 악을 행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받고 미천한 신분의 목동에서 왕위에 올랐으면서도 그 은혜를 저버린 것은 인간은 근본적으로 “죄악 중에 출생”한 원죄를 짊어진 존재임을 토설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죄인임을 인정하고 회개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성령님께서 회개하는 다윗의 마음속에 들어오셔서 범한 죄는 물론이요, 원죄까지 토하게 하셨습니다. 성령님께서 우리 마음에 임하셔서 모든 죄를 기억나게 하시고 몽땅 토설케 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 성령님께서 죄를 도말해 주십니다(7­9절).



세상에서 죄를 지으면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가서 죄의 대가를 치룹니다. 형벌기간이 끝나고 감옥에서 출소하면 죄가 없는 자유인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들을 전과자라고 하여 외면합니다. 그들은 사회의 냉대를 견디지 못하고 또다시 범죄에 빠지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진정으로 용서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어떤 죄라도 회개하기만 하면 용서하시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 너희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되리라(사 1:18).”

찬송가 187장 3절에 “너희 죄 사해 주사 기억 아니하시네 기억 아니하시네” 하면서 하나님의 용서하시는 은혜를 찬송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죄를 “우슬초로 정결케 하소서”라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우슬초는 박하과의 식물로서 구약시대 당시 문둥병자가 나음을 입었을 때 제사장이 새의 피를 찍어 7번 뿌림으로 정결케 된 것을 선언할 때(레 14:2­7), 부정한 식물이나 시체와 접촉한 사람을 깨끗하게 할 때(민 19:18)에 사용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죄로 인해 영혼이 썩어 들어가는 중한 병에 걸린 것을 고백하며 죄에서 정결케 해 달라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죄악을 도말하소서”라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도말(塗抹)이란 ‘발라서 가림’이라는 뜻입니다. 옛날 진흙을 벽에 바르는 것을 뜻합니다. 요즘 식으로는 페인트칠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보다는 히브리어가 더 정확한 의미를 전달합니다. 히브리어 ‘마하(hhs)’는 ‘문지르다’라는 뜻입니다. 어떤 기록이나 문서를 제거해 버리는 것을 뜻합니다. 하나님은 자비하셔서 죄를 용서하실 때 전과기록을 완전히 삭제해 버리듯이 다시는 죄를 기억치 아니하십니다. 회개하는 다윗의 기도를 들어주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사 모든 죄악을 도말해 주신다는 사실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3. 성령님께서 새로운 삶으로 인도해 주십니다(10­13절).



영혼에 진공상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영혼의 주인은 성령이 아니면 악령이지 그 중간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를 통해 ‘더러운 귀신이 나간 후에 비어있던 심령에 악한 귀신 일곱을 데리고 들어오므로 그 사람의 나중 형편이 전보다 더욱 어렵게 되었다(마 12:43­45)’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윗은 회개하고 죄 씻음 받은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영혼을 정직한 영으로 채워 달라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신약적인 용어로 바꾸면 성령 충만하게 하시사 새로운 삶으로 인도해 달라는 간구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영혼이 깨끗해지고 충만해지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자신과 같이 범죄한 사람들에게 주의 도를 가르치겠다고 서원하고 있습니다. “모든 죄인들이 회개하고 죄 씻음 받아 성령의 사람으로 변화받도록 주의 도를 전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하고 결단하고 있습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이 말씀처럼 깨끗케 하시는 성령의 역사로 다윗은 새 삶을 얻었습니다. 오직 주의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될 것을 결단한 것입니다.

깨끗케 하시는 성령님의 역사로 용서받고 새 삶을 살게 된 우리들도 구원의 은혜를 감사하는 자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그들을 주께로 인도하는 증인들이 되어야만 합니다.

깨끗하게 하시는 성령님을 초청하시기 바랍니다. 자신이 지은 모든 죄와 원죄까지 토설케 하시고, 모든 죄를 깨끗이 도말해 주심을 믿게 하시고, 새 삶으로 인도하시는 성령님의 도우심 받아 땅 끝까지 복음 전하는 복된 새해를 맞이하게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