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하고 똑똑한 구성원을 이끄는 방법

리더가 현실적으로 겪는 딜레마 중에 하나가 자신보다 유능하고 똑똑한 구성원을 리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유능하고 똑똑한 구성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리더는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역량이 높은 구성원들이 팀을 이룰 경우 높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능한 구성원이 많다고 해서 언제나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유능하고 똑똑한 구성원들을 불협화음 없이 한 방향으로 이끈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해서 시카고 불스의 감독을 역임했고 현재 L.A.레이커스 감독을 맡고 있는 필 잭슨을 명장 중의 명장이라고 부릅니다. 그는 누구도 다루기 힘들 것처럼 보이던 농구의 천재들이자 농구계의 악동들로 구성된 팀을 리드하면서, 완벽한 팀워크를 이끌어내어 9차례의 우승을 거두었습니다. 필 잭슨의 경우처럼 리더들이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뛰어난 인재들을 육성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보다 더 유능하고 똑똑한 구성원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바로 그 리더가 가진 리더십의 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얻고자 리더십 네트워크 이번 호에서는 2007년 9월 2일자「LG주간경제」에 실린 박지원 선임연구원의 ‘나보다 똑똑한 부하 직원을 리드하는 방법’이란 글을 정리해서 소개합니다. 

 똑똑한 구성원 vs. 리더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늘어나는 것은 상당히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수한 구성원들과 리더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서 구성원이 떠나거나 보유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등의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수한 구성원과 리더 사이에 어떤 갈등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구성원 측면에서 보면, 똑똑하고 우수한 인재들은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특성을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리더의 일방적 지시나 간섭을 싫어하는 경향을 보일 때도 있고, 의견이 다를 경우 거침없이 반론을 제기하며 고분고분하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도 있습니다. 심지어 리더가 전문 분야에 대해서 무지할 때는 속으로 리더를 무시하는 구성원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을 보이는 똑똑한 인재들은 리더와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히 높습니다. 

그렇다면 리더들은 어떠합니까? 일부 리더들은 자기보다 우수한 구성원에 대해 쉽게 부정적 감정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어떤 리더들은 똑똑한 구성원에 대해 매사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구성원이 자신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자존심상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리더가 모든 업무나 사람을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권력적인 사고에 빠진 경우, 구성원이 리더의 의견에 반론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리더는 구성원에게 기회를 제공하지 않거나,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또는 자신의 잣대에 무조건 맞추기를 강요하며 구성원들의 개성을 죽이는 행동을 할 때가 있습니다. 
결국 자부심이 높고 의사 표현이 다소 직설적인 똑똑한 구성원과, 똑똑한 구성원으로부터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리더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리더들은 자신보다 우수해 보이는 튀는 인재들을 다루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둘 간의 오해와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지속될 경우, 우수한 구성원들은 리더의 통제와 억압으로 인해 하나 둘 조직을 떠난다는 것이다. 설사 조직을 떠나지 않더라도, 우수 인재들이 결국 평범한 인재로 전락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 교수인 로버트 서튼(Robert I.Sutton)은 ‘또라이 제로 조직(The No Asshole Rule)’이라는 저서에서 ‘우수한 구성원을 리더가 엄격하게 통제할 경우, 창의성을 말살시켜 그들을 멍청이로 만든다’고 했습니다. 창의성은 사라지고 더 이상 조직의 발전이나 성장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는 뜻입니다. 결국 조직은 탁월한 인재를 뽑아 놓고도, 구성원과 리더간의 현명하지 못한 관계로 인해 개인과 조직이 모두 퇴행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똑똑한 구성원을 이끄는 5가지 방법

그렇다면 우수한 구성원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리더십 상황 모형을 제시한 허시와 블랜챠드(Heresy & Blanchard, 1980)는 구성원의 성숙도에 따라 각각의 구성원에게 다른 리더십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성숙도가 높은 구성원 즉,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고 기술의 깊이도 뛰어나며 자신감이나 자부심이 강한 구성원에 대해서는 보다 차별화된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리더보다도 더 똑똑하고 우수한 부하 직원을 리드하는 방법은 다음 5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건설적 논쟁을 활성화하자

우수한 구성원들은 일방적 업무 지시보다는 리더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할 때, 이슈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고 효과적인 대안을 찾아냅니다. 이들은 리더와의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리더로부터 존중 받고 있다고 느낄 뿐만 아니라 신바람이 나서 업무에 몰입하게 됩니다. 따라서 리더는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키고 건설적인 논쟁을 통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잘 실천한 리더의 좋은 예로 인텔(Intel)의 앤디 그로브(Andy Grove)를 들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도전하는 사람은 누구든 자신의 방으로 초대하여 건설적인 논쟁을 즐긴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때 앤디 그로브는 결코 그의 지식이나 지위로 상대방을 굴복시키지 않았으며, 논쟁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보다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2. 단점은 덮어주고, 장점은 활용하자

리더는 똑똑한 구성원들의 장점을 어떻게 하면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고, 성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단점은 덮어주는 현명함이 필요합니다. ‘리더의 비판을 받고 나서 일을 더 잘하거나 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 찰스 슈왑(Charles R. Schwab)의 말처럼, 리더의 비판만큼 의욕을 꺾는 일도 없습니다. 리더가 유능한 구성원의 장점을 인정하면, 구성원들의 동기가 제고되고, 리더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에 업무 만족도가 높아지게 됨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3. 어떤 아이디어라도 칭찬하자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생각이 성공의 핵심이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아이디어는 똑똑하면서 창의적이며 톡톡 튀는 구성원들에게서 많이 나옵니다. 이들은 남들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기발하거나 때로는 기이한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디어를 가공하는 데는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연약해서 비웃음이나 하품을 받으면 쉽게 죽어버린다'고 말한 미국 작가 팔스 브라이어의 말처럼, 만약 리더가 우수한 부하 직원의 아이디어를 말도 안 된다고 무시한다면 그 아이디어는 곧바로 사장되어 버립니다. 게다가 리더가 ‘지금 하는 일이나 잘해'라며 인정해주지 않을 경우, 부하 직원들은 더 이상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않게 됩니다. 

4. 구성원의 든든한 우산이 되자

조직은 우수한 인재들에게 새롭고 도전적인 업무를 맡깁니다. 특히 이러한 업무는 난이도도 높아,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고 실패의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이 경우, 똑똑한 구성원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도움을 받을 만한 사람이 없어 쉽게 외로움에 빠질 수 있습니다. 고난이도의 업무를 맡기면서 실패에 대한 책임까지 지우게 된다면, 제 아무리 똑똑해도 창의적인 해결안을 찾는 데는 소홀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패가 두려워 새로운 도전을 시도조차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똑똑한 인재들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리더가 실패에 대한 질책을 막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즉, 리더가 실패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고, 실패를 장려하는 문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5. 리더도 끊임없이 실력을 기르자

리더가 우수한 구성원들로부터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리더 스스로도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최고 수준의 실력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소한 우수한 구성원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아이디어를 줄 수 있을 정도의 지식수준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최소한의 실력마저도 없다면, 우수한 구성원들은 리더를 무시하게 되고, 이 경우 리더는 더 이상 구성원을 리드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리더는 우수한 인재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연구 역량이 상당히 우수한 연구원이 새로운 아이템을 제시할 경우, 리더는 그것이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관련된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우수한 구성원들이 갖고 있지 못한 견해나 노하우 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위의 나열된 5가지 방법에서 보듯, 자신보다 똑똑하고 유능한 구성원을 이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습니다. ABB사의 전 CEO인 퍼시 바네빅(Percy Barnevik)은 리더십이란, 리더가 자기보다 현명하고 유능한 인재를 모아서 그들의 잠재 능력을 100%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relt) 대통령은 가장 유능한 리더는 하고자 하는 바를 수행하는 뛰어난 자질의 사람들을 발굴해서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즉, 리더는 창의적이고 똑똑한 구성원들에게 군림하고 지시하는 보스가 아니라, 그들을 보호하고 인정하는 관대한 후견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뛰어난 구성원들이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성원들이 성공하도록 하기 위해 내가 어떤 도움을 주면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실천하면, 곧 똑똑한 구성원으로부터 존경 받는 유능한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수한 인재를 찾아내는 것만큼 뛰어난 인재들을 제대로 육성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제제자훈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