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지파’가 단군의 조상이라고 한다는데요?” 이단들에 의해 오용되는 성경구절 (28)- 삿 18:1~2
2011년 05월 09일 (월) 06:49:41 장운철 kofkings@amennews.com

‘단 지파 → 단군’이라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단 지파 단군’이라고 치면 여러 건의 내용들이 동시에 올라온다. 일부 내용은 이스라엘 단 지파가 동쪽으로 이동을 해 우리나라 단군의 조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을 성경과 연결시켜 보려는 어쭙잖은 행동으로 보인다. ‘신화’에 불과한 단군 이야기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과 단 지파와 단군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무리수가 따른다.

‘단 지파 → 단군’를 주장하는 이들은 성경의 예를 들기도 한다. 사사기 18:1-2절이 그 중 하나다. 성경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고 단 지파는 이 때에 거할 기업의 땅을 구하는 중이었으니 이는 그들이 이스라엘 지파 중에서 이때까지 기업의 땅 분배함을 얻지 못하였음이라 단 자손이 소라와 에스다올에서부터 자기 온 가족 중 용맹 있는 다섯 사람을 보내어 땅을 탐지하고 살피게 하며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가서 땅을 살펴보라 하매 그들이 에브라임 산지에 가서 미가의 집에 이르러 거기서 유숙하니라”(삿 18:1-2).

단 지파에 대해 살펴보는 게 ‘단 지파 → 단군’의 허구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 단 지파의 시조인 ‘단’은 라헬의 종 빌하를 통해 낳은 야곱의 다섯 번째 아들이다(창 30:5-6). 단은 다른 형제, 유다, 요셉 등에 비해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야곱의 12아들은 각각 12지파로 나뉘었고, 각각 땅을 분배받았다. 단 지파가 받은 땅은 사해 서쪽에 위치한 곳이었다(수 19:40-48, <그림 1> 참조).

삿 18:1은 “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고 단 지파는 이때에 거할 기업의 땅을 구하는 중이었으니 이는 그들이 이스라엘 지파 중에서 이때까지 기업의 땅 분배함을 얻지 못하였음이라”고 말한다. 이는 단 지파에 분배받은 땅이 없다는 게 아니라, 땅을 분배 받기는 했지만 그곳에 사는 원주민, 블레셋이 너무도 강해 보여서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음을 말한다. 인간적인 눈으로 철병거를 가지고 있는 블레셋 군대가 무서워보였다. 그래서 하나님에 의해 분배 받은 땅임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방랑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갈릴리 바다 북쪽에 있는 라이스의 거민을 몰아내고 그곳에 자리를 잡게 된다. 그곳을 단 지파의 땅으로 삼게 된다(삿 18:27-29, <그림 1> 참조). 라이스 시대를 연 단 지파는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대부분의 지파도 마찬가지였다.

▲ <그림 1> 12지파와 사사들(손에 잡히는 성경지도, 부흥과개혁사)

단 지파는 이웃 이방 국가인 앗수르에 의해서 멸망당했다는 게 역사학자들의 견해다(오택현, 새롭게 읽는 구약성서, 크리스천헤럴드, 2005, pp.58-60). 사사기 18:30-31의 성구가 이를 증명한다.

“단 자손이 자기를 위하여 그 새긴 신상을 세웠고 모세의 손자 게르손의 아들 요나단과 그 자손은 단 지파의 제사장이 되어 이 백성이 사로잡히는 날까지 이르렀더라 하나님의 집이 실로에 있을 동안에 미가의지은 바 새긴 신상이 단 자손에게 있었더라”(삿 18:30-31).

단 지파가 자신들을 위해 신상(우상)을 만들어 하나님의 심판을 불렀다는 것과, “이 백성이 사로잡히는 날까지 이르렀더라”는 성구의 의미가 그것을 지시해준다는 것이다. 31절에 하나님의 집이 실로에 있을 동안 미가의 신상이 단에 있었다고 한 점으로 보아, 단은 이스라엘 왕이 생기기 전에 이미 멸망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실로는 엘리 제사장 시절, 즉 사무엘이 어렸을 때 불에 탔기 때문이다(김서택, 이스라엘의 사사들4, 홍성사, 2001, pp73-74).

단군의 시조가 단 지파라는 ‘단 지파 → 단군’ 주장은 허구에 불과하다. 단군 신화가 기록된 <삼국유사> 등에서 단군의 아버지를 환웅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이 아니라 신(神)이라고 한다. 또는 그의 어머니는 곰이다. 단 지파가 동쪽으로 이동을 해서 단군의 시조가 되었다면 단 지파의 누군가가 갑자기 신이 되었거나, 곰이 되어야 한다. 그게 말이 되는가? 또 하나의 신화나 소설에 불과한 이야기다. 그럼 우리나라에 ‘단’ 씨 성을 가진 이는 단 지파의 직계 자손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단 지파와 단군을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첫 글자가 ‘단’자로 시작된다는 것 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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